지난해 24개 그룹 배당금 14조8,328억원
삼성ㆍ롯데ㆍSK 빼면 1.2% 증가로 제자리
주요 대기업이 지난해 지급한 현금 배당 규모가 27%나 증가했다. 그러나 적극적인 주주친화정책을 펼친 삼성과 롯데, SK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해, 배당 증가도 삼성 착시와 쏠림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대신지배구조연구소의 ‘2018년 정기주주총회 배당 관련 의안분석 결과 및 특징 분석 보고서’ 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SK, LG 등 24개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168개 상장사(금융 계열사 제외)의 지난해 배당금 총액은 14조8,32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6년(11조6,706억원) 대비 3조1,621억원이나 증가한 것이다.
특히 삼성그룹의 배당금이 2016년 4조3,338억원에서 지난해 6조6,210억원으로 52.8%(2조2,872억원)나 늘어났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41조3,446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가 배당금을 1조8,000억원 이상 늘린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 내 12개 상장사 중 7개 상장사가 배당금을 25% 이상 늘렸다.
삼성을 제외하면 롯데쇼핑, 롯데칠성 등 5개 계열사가 지난해 배당금을 두 배 이상 늘린 롯데그룹의 배당금 총액이 전년 대비 142%(3,566억원) 증가한 6,078억원을 기록, 눈길을 끌었다. SK그룹의 배당금 총액도 2조5,282억원으로 1년새 22.1%(4,581억원) 증가했다.
그러나 삼성과 롯데, SK그룹을 제외하면 나머지 21개 그룹의 배당금 증가 폭은 1.2%(604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배당금 규모는 2조341억원으로, 6.2%(1,344억원)니 줄었다. 두산그룹도 22.0%(537억원) 감소한 1,900억원을 배당하는 데 그쳤다.
김세용 대신기업지배구조연구소 연구원은 “주주친화 정책을 밝힌 삼성과 롯데 계열사들은 배당을 크게 늘렸지만 현대차와 LG그룹 등은 계열사 상당수가 전년과 동일한 수준의 배당을 실시했다”며 “특히 대규모 기업집단 내 계열사 중에서도 배당을 하지 않은 기업이 42개(25%)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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