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출범 이후 70개월 만에 3배 늘어
아파트 입주에 부처 추가 이전으로 성장 가속화 전망
충청권 빨대 현상 지적은 여전해 해결 과제
세종시가 광역자체단체 승격 5년여 만에 인구 30만명을 돌파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내년까지 2만6,000여 가구의 아파트 입주가 예정돼 있고, 부처 추가 이전까지 더해져 성장세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편에선 세종시가 계속해서 충청권 인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9일 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인구는 30만2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167개 시ㆍ군 가운데는 37번째, 충청권에선 대전과 천안, 청주, 아산에 이어 5번째로 30만 중견도시가 된 것이다.
특히 2012년 7월 옛 연기군에서 정부직할의 광역자치단체로 출범할 당시 10만751명에서 매년 3~5만여명씩 늘며 70개월 만에 3배 많은 30만명을 돌파했다. 시는 인구 30만명 돌파를 기념해 서울 용산에서 세종시로 이사를 와 30만 번째 시민이 된 김지선(29ㆍ여)씨에게 9일 시민 인증서를 전달했다.
시가 단기간에 빠른 성장을 한 것은 신도심인 40개 중앙행정기관과 15개 국책연구기관이 이전하고, 교통과 생활인프라 등 정주여건이 점차 개선되는 등 신도심인 행정중심복합도시 개발이 본격화한 데 따른 것이다.
시의 인구증가는 공동주택 입주와 기관 추가 이전 등에 힘입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행정도시에는 올해 1만4,201가구, 내년에 1만1,159가구 등 2년 새 2만5,360가구의 공동주택 입주 예정돼 있다. 여기에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세종시 이전을 앞두고 있고, 4,5,6생활권 개발도 한창이다.
시의 인구가 30만명을 넘어서면서 2020년 치러질 21대 총선에선 국회의원도 현재 1명에서 2명으로 늘어 정치적 위상과 입지도 높아지게 됐다.
이춘희 시장은 “입주민 불편 최소화, 각종 현안 사업 차질 없이 추진, 시민 삶의 질 향상 등을 통해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인구 30만명 돌파를 자축하는 세종시를 지켜보는 주변 지차체들의 속은 새카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세종시의 급격한 성장 요인은 수도권 인구 분산과 함께 대전ㆍ충남ㆍ북 인구를 빨아들이는 ‘빨대 현상’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대전의 경우 2013년 312명에 불과하던 전출입 현황(전입자-전출자)이 2014년에 -8,835명, 2015년 -2만616명을 기록하는 등 전출자가 많았는데 대전시는 이들 대부분이 세종시로 갔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렇게 인구가 눈에 띄게 빠져나가면서 2014년 7월 153만6,349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대전의 인구는 올 2월 150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세종시와 연접한 충북 청주시 사정은 비슷하다. 2016년 청주시민 4,748명이 세종시로 간 반면, 청주로 전입 온 세종시민은 2,110명이었다. 청주시민 2,638명이 세종시로 순유출된 것이다.
이런 ‘세종시 충청권 빨대 현상’ 지적에 대해 지역에서조차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세종시의회 이충렬(자유한국당) 의원은 “세종시가 상생발전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성과는 미흡하다”며 “진정한 행정수도로 만들기 위해선 주변 도시의 협조가 절실하다”며 적극적인 상생 노력을 강조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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