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에서 한밤중에 도로 지반이 내려앉고 주변 건물까지 기울어져 지진 피해를 겪은 포항시민들이 크게 놀랐다.
9일 포항시에 따르면 오전 2시쯤 포항시 남구 해도동 고속버스터미널 인근 도로가 25m가량 침하했다. 일부 구간은 10㎝ 이상인 내려앉은 곳도 있다. 땅이 꺼지면서 도로 위에는 폭 5~8㎝의 틈이 생겼다. 또 인근 4층 규모 건물도 앞으로 20㎝정도 기울었다.
포항시는 왕복 5개 차로(완화 차로 포함) 가운데 3개 차로를 막고 기운 건물의 출입을 통제한 뒤 복구공사를 벌이고 있다.
지반이 침하한 곳은 포항 E오피스텔 공사장 바로 옆이다. 오피스텔 시공사는 자금난으로 1년 간 공사를 중단했다가 지난달 10일 재개해 지하 4층 터파기 작업을 진행 중이다.
포항시는 오피스텔의 터파기 공사로 지하수가 흘러 나오면서 지반이 약해져 침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오피스텔 공사장 출입구 바로 옆 인도 위에 가로 5m, 세로 5m, 깊이 1m의 땅 꺼짐 현상(싱크홀)이 발생했다. 당시 포항시는 흙과 돌로 구멍을 메워 응급 복구했다.
포항시는 이 일대에 지반침하가 다시 일어남에 따라 응급 복구한 뒤 땅속을 정밀 조사해 조치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지난해 규모 5.4의 지진을 겪은 포항시민들은 한밤중에 도로가 꺼지고 건물까지 기울자 크게 놀라며 지진과 연관성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포항에선 지난해 11월 5.4지진과 올 2월 규모 4.6여진 이후 지표면 위로 지하수가 솟구쳐 땅이 물렁해지는 액상화 현상과 지하에 큰 구멍이 생기는 동공이 확인됐다.
포항시 관계자는 “정확한 원인은 조사해봐야 알 수 있지만 인근 오피스텔 터파기 공사를 하면서 지하수에 변동이 생겨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진과는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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