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이고 끔찍한 협정… 이란 핵폭탄 막을 수 없어"
북한 비핵화 다룰 북미정상회담에 영향 미칠지 관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이란핵협정(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3년여 전 협정에 공동 서명했던 유럽 동맹국들과 이란이 일제히 반발하는 가운데 이뤄진 미국의 협정 파기 선언으로 중동정세 격화와 국제사회의 안보 불안이 고조될 전망이다.
북한 비핵화를 다룰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한반도 상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란핵협정은 일방적이며 재앙적이고 끔찍한 협상으로 애초 체결되지 말았어야 한다"면서 "협정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이 핵 프로그램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면서 "이 협정으로는 이란 핵폭탄을 막을 수가 없다"고 탈퇴 배경을 설명했다.
이란핵협정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인 2015년 7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 6개국과 이란 사이에 체결된 것으로, 이란은 핵개발을 포기하고 6개국은 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협정은 이란에 대해 고농축 우라늄과 무기급 플루토늄을 15년간 생산하지 않고, 농축 우라늄을 10t에서 300㎏으로 축소하며, 1만9천개인 원심분리기를 10년 동안 6천104개로 유지하게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협정은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내용이 없고, 10~15년의 일몰 기간이 끝나면 이란의 핵개발을 막을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며 2016년 대선 후보 시절부터 줄곧 파기를 공언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 정상들은 협정을 유지하되 일부 내용을 개정하는 절충안 마련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미국이 협정에서 탈퇴하더라도 유럽과 연대해 핵 합의를 유지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앞서 테헤란에서 한 발언에서 "여러 문제에 직면하겠지만 잘 헤쳐나갈 것"이라며 "우리 정책의 기본 방침은 국제사회와 협력하고 국제사회에 건설적으로 관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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