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민정수석실이 8일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간의 인사검증을 회고하고 향후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민정수석실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차관급 이상 고위공직자 후보 254명의 인사검증을 했고, 그중 ‘검증의 한계’로 총 6명이 낙마했다고 밝혔다.
민정수석실은 먼저 과거의 사생활, 음주운전, 연구윤리 위반 사건 연루, 비상장 주식 내부정보 거래 의혹, 종교ㆍ역사관 관련 논란, 정치후원금 위법적 사용 등 낙마 사유를 들면서, 관련 검증 실패 이유로 세 가지를 꼽았다. 검증 항목에서 빠져 있거나 직위별로 검증 항목에 차이가 있던 경우, 사전질문서에 관련 질문이 없거나 후보자가 충실하게 답변하지 않은 경우, 검증 당시 공적 자료로는 사생활 관련 정보를 밝힐 수 없던 경우 등이다.
따라서 앞으로 사전질문에 ‘미투운동’과 관련해 문제가 될 만한 언행, 비상장 주식의 구체적 매입 경위, 사외이사로 재직한 회사에서 논란이 될 만한 의사결정 참여 여부, 선출직 공무원의 정치후원금 사용 및 해외출장 관련 항목 등을 추가하겠다고 했다. 검증 과정에서 후보자의 성실한 답변과 소명을 유도하기 위해 허위 답변자는 향후 공직 임용에서 배제할 것임을 미리 알리고, 병역 세금 부동산 등 공적 자료 확인을 위해 관계기관과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얼핏 참신한 다짐이다. 그러나 내용을 뜯어보면 특별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장ㆍ차관급 후보자들이 추후 공직 임용 배제 가능성이 무서워 사전질문에 성실히 답변할 것이란 발상부터가 비현실적이다. 대개 ‘불완전 답변’은 후보자가 스스로의 허물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공적 자료로 확인 가능한 수준이 아니어서 특별히 허물로 여기지 않은 결과일 뿐, 허물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더욱이 “국정원 정보는 앞으로도 활용하지 않을 것이어서 정보 제약이 있을 것”이라고 미리 양해까지 구했으니, 촘촘한 인사 검증의 실현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인사검증 실패의 핵심 사유가 빠졌다. 조국 민정수석은 “인사검증에 대한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일절 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청와대의 마지막 자존심 때문인지, 아직 반성이 부족해서인지는 불분명하지만, 반성의 진정성을 크게 떨어뜨렸다. 지난해 6월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에서 시작해 최근의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에 이르는 낙마자 8명 대부분은 이른바 ‘캠코더’ (캠프, 코드, 더불어민주당 출신) 인사의 결과물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마땅히 ‘인재풀 확대’를 가장 먼저 다짐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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