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고장 청주 민간단체 돼지로 남북교류
충북 청주지역 민간단체들이 북한 동포에게 돼지 보내기 운동을 펼쳐 눈길을 끈다.
디아코니아, 희망얼굴 등 청주지역 봉사단체로 구성된 ‘돼지몰고 나가기 운동본부’는 8일 충북도청에서 발족 기자회견을 갖고 “통일의 희망을 일구는 마음으로 북한 돼지보내기 운동을 오늘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회원과 시민들의 자발적인 기부로 돼지 500마리를 구해 올해 추석 즈음에 북한에 전달할 계획이다.
김창규 디아코니아 대표는 “개설한 기부 통장을 통해 약 2억원 가량을 모금한 뒤 실한 돼지 500마리를 구입할 생각”이라며 “이미 주변의 많은 분들이 기부를 약속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돼지 전달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 대표는 “관계 당국과 협의를 거쳐 전달 방법, 시기, 대상 등을 구체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남북 민간교류 사업 활성화를 위해 가능한 지원 방안을 찾겠다”고 화답했다.
이들이 돼지를 북한에 보내기로 한 것은 청주가 삼겹살로 유명한 것과 연관이 있다.
세종실록지리지 충청도 편에는 청주에서 말린 돼지고기를 공물로 바쳤다는 기록이 있다. 청주 도심에는 2012년 삼겹살 식당들만 모여 있는 삼겹살 거리가 생겼다. 전국 유일의 삼겹살거리인 이곳에선 매년 3월 3일 삼겹살 축제가 열린다.
조동욱 희망얼굴 대표는 “대한민국이 가장 어려웠을 때 국민에게 가장 큰 위로가 됐던 육류가 돼지고기였다. 아직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는 북녘 동포들에게 돼지를 보내 삼겹살 원조도시 청주의 따뜻한 마음을 전하려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다복과 다산을 상징하는 돼지가 북녘 사람들을 풍요롭게 해주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이 운동본부는 앞으로 청주와 도시 규모가 비슷하거나 역사적 연결고리가 있는 북한의 도시와 자매결연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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