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챔피언십 첫 골 스위프트
한국 첫 출전 세계선수권 1부리그
역사적 득점 캐나다인 귀화선수
IIHF서 인터뷰 실으며 집중 조명
“모두가 한국에 왜 가냐고 했지만
올림픽 이어 꿈의 무대 밟아
이게 운이 아니란 걸 보여줄 것”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이 캐나다 출신 귀화 선수 마이클 스위프트(31ㆍ하이원)를 집중 조명하는 등 월드챔피언십(세계선수권 1부리그)에 처음 출전한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팀에 세계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IIHF는 8일(한국시간) 2018 아이스하키 월드챔피언십 대회 홈페이지에 ‘한국 공격수가 덴마크 경험을 만끽한다’는 제목으로 스위프트의 스토리를 비중 있게 다뤘다. 스위프트는 지난 5일 핀란드 전에서 한국 아이스하키 역사상 월드챔피언십에서 첫 골을 터뜨린 주인공이다.
IIHF는 “(한국) 여권을 취득한 이후 대표팀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 중 한 명”이라며 스위프트가 귀화를 선택한 배경과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선수들과 부딪친 월드챔피언십 경험 등 인터뷰를 통해 전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피터버러에서 태어난 스위프트는 캐나다 3대 주니어 리그 가운데 하나인 온타리오 아이스하키리그(OHL)에서 정상급 공격수로 활약한 뒤 2008년 NHL 입성을 노렸지만 현실의 높은 벽에 부딪혀 하부리그에서 맴돌았다.
한번도 NHL 무대를 밟지 못한 스위프트는 뉴저지 데블스와 3년 계약이 끝난 2011년 여름 향후 진로를 모색하던 중 사촌 형 브라이언 영(대명 킬러웨일즈)에게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당시 1년 먼저 하이원에서 뛰었던 영은 스위프트에게 한국에서 함께 뛰어 보자고 권유했다. 한국을 제외한 다른 리그의 구단 등에서 러브콜을 받았지만 스위프트는 한국행을 택했고, 이후 그의 하키 인생은 달라졌다.
스위프트는 “한국에서 뛰는 것에 흥미를 느껴 수 많은 영입 제안을 거절했다”며 “모두가 그 곳에 왜 가냐고 의아해했지만 7년이 지난 지금 난 여전히 좋은 선택을 했고,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돌이켜봤다. 178㎝, 82㎏(IIHF 프로필)의 작은 체구는 하키를 하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빠르고 폭발적인 스피드로 아시아리그를 평정했다.
2011~12시즌 90포인트(1위), 2012~13시즌 97포인트(1위)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2014년 영과 함께 한국 국적을 얻어 대표팀에 승선했다. 스위프트는 “1년 중 9개월을 한국에서 살고 대표팀 동료들과 시즌 동안 경기를 함께 해서 (귀화하는데) 문제될 것은 없다고 생각했고, 갑자기 올림픽에서 뛸 수 있는 엄청난 기회도 왔다”며 “올림픽은 더구나 홈에서 열려 말로 하기 힘든 흥분이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꿈에 그리던 평창올림픽은 4전 전패로 끝났지만 계속해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2부리그)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티켓을 거머쥔 ‘꿈의 무대’ 월드챔피언십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16개 팀이 참가하는 월드챔피언십은 평창올림픽 때 뛰지 않았던 NHL 스타들도 각 팀에 합류했다. 평창올림픽보다 수준 높은 대회로 지난해까지 2부리그에서 승격한 팀이 단 한번도 잔류한 사례가 없다.
실제 대표팀은 세계 최강 팀들과 실력 차를 제대로 확인했다. 5일 핀란드에 1-8, 6일 캐나다에 0-10으로 완패했다. 예견된 결과였지만 스위프트가 핀란드를 상대로 역사적인 첫 골을 터뜨린 것은 소득이었다. 스위프트는 “올림픽 때 선수들보다 더 빠르고, 크고, 강하다. 하지만 우리는 열정과 의지가 있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우리가 여기까지 온 것이 운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 우리 목표는 여기 월드챔피언십에 머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표팀의 목표는 월드챔피언십 잔류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7경기에서 승점 6을 쌓아 B조 최하위를 피한다는 계산이다. 특히 덴마크와 6차전(12일)과 노르웨이와 7차전(14일)은 잔류와 강등이 판가름 날 마지막 승부처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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