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ㆍ부모 생활비로 월 평균 118만원 지출
자녀 주택자금ㆍ부모 간병비 등 목돈도 부담
맞벌이 자녀 손주 육아 떠안는 ‘황혼육아’ 부담도
취업과 결혼이 늦어지며 성년이 된 후에도 부모 품을 떠나지 못하는 ‘캥거루족’이 늘고 평균 수명 연장으로 노부모에 대한 부양 기간도 길어지면서 이들 사이에 낀 50ㆍ60대의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들은 부모와 자녀를 동시에 부양해야 하는 ‘더블 케어’의 경제적 부담을 지고 있고 일부는 손주 육아까지 떠맡아야 하는 ‘트리플 케어’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8일 미래에셋은퇴연구소의 ‘5가지 키워드로 본 5060세대 가족과 삶’ 보고서에 따르면 5060 세대 2,001가구 중 34.5%(691가구)가 아래로는 성인 자녀를, 위로는 노부모를 동시에 부양하는 ‘더블케어’에 놓여 있다. 성인 자녀에게 매달 생활비를 지원하는 가구(부모은행)는 53.2%, 부모에게 정기적으로 생활비나 간병비를 부담하는 가구(원격부양)는 62.4%로 집계됐다.
부모와 성인 자녀에게 동시에 생활비를 지원하는 더블 케어는 월 평균 소득의 20% 이상을 부양 비용으로 사용했다. 성인 자녀와 노부모에게 동시에 생활비를 지급하는 경우 월 평균 지출액은 118만원(자녀 79만원, 부모 39만원)으로, 이들 가구 월 평균 소득(579만원)의 20.4%에 달했다. 노부모의 생활비와 간병비까지 함께 부담하는 경우 월 평균 지출은 170만원까지 늘어났다.
더구나 성인 자녀의 주택비용, 결혼비용과 부모의 간병비용 등은 목돈이 드는 일이다. 5060세대 중 75.7%가 과거 자녀에게 평균 5,847만원의 목돈을 학자금이나 주택자금 등으로 지원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부모를 6개월 이상 장기간 간병한 경험이 있는 가구도 전체 응답 대상자의 72.7%에 달했는데, 평균 간병 기간은 22개월, 가구당 평균 간병 비용은 734만원으로 집계됐다.
50ㆍ60대의 또 다른 부담은 손주의 양육 부담까지 떠안아야 하는 ‘황혼육아’다. 손주를 둔 538가구 중 51.1%(275가구)가 황혼육아를 하고 있거나 과거 경험이 있었다. 특히 더블케어 상태인 691가구 중 손주까지 돌보는 트리플케어 가구도 39가구에 달했다. 심지어 황혼육아의 대가는 불충분했다. 황혼육아 275가구 중 37.5%(103가구)는 자녀로부터 양육에 따른 대가를 받지 못했다. 정기적으로 수고비를 받는 가구는 34.9%(96가구)에 불과했다. 정기적으로 수고비를 받는 가구도 절반 이상(52.1%)은 월 50만원 이하를 받는 데 그쳤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이러한 5060세대의 가족관계를 ▦부모은행 ▦원격부양 ▦황혼육아 ▦더블케어 ▦동상이몽(성인 자녀 지원이나 부모 부양 시 남편과 아내의 시각차와 갈등) 등 5개 키워드로 정리했다. 심현정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50대와 60대는 성인자녀와 부모를 부양하면서 노후 생활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인 낀 세대”라며 “노후준비 자금을 먼저 준비한 뒤 나머지 금액으로 자녀를 지원하는 등 가족 부양과 노후 준비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