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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선수, 라켓을 판떼기라 불러 깜짝… 잘 준비하면 中·日과 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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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선수, 라켓을 판떼기라 불러 깜짝… 잘 준비하면 中·日과 대적”

입력
2018.05.08 16:43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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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탁구선수권 대표팀 귀국

서효원 “다음엔 더 좋은 성적 낼것”

양하은 “함께 전략 짜던 장면 기억”

김택수 감독 “남자 단일팀도 기대”

스웨덴에서 열린 2018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북한과 단일팀을 이뤄 동메달을 획득한 여자대표팀 서효원(왼쪽)·양하은이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스웨덴에서 열린 2018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북한과 단일팀을 이뤄 동메달을 획득한 여자대표팀 서효원(왼쪽)·양하은이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단일팀을 잘 준비한다면 일본이나 중국도 대적할 수 있을 겁니다.”

스웨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7년 만에 남북 단일팀 ‘코리아’를 구성, 단체전 동메달을 목에 건 탁구 국가대표팀이 8일 인천 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선수들은 일본에 0-3으로 져 결승에 오르지 못한 점은 아쉬워하면서도 ‘단일팀 구성’이라는 역사적인 순간에 함께 했다는 생각에 감격스러워했다. 시간 여유를 갖고 단일팀을 준비한다면 8월 아시안게임에선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확신했다. 서효원은 “단일팀 구성도 갑작스러웠고 세계적인 언론의 관심도 집중되다 보니 긴장이 커졌던 게 사실”이라며 “체계적으로 준비한다면 일본이나 중국도 대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과의 1단식에서 패한 전지희도 “1단식 주자로 나섰는데 생각보다 긴장이 많이 됐다”면서 “다음에도 단일팀이 구성된다면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남북 합동훈련 과정에서의 에피소드도 전했다. 우리 팀 서효원과 북한 김송이는 플레이 스타일이 같은 ‘수비형’이어서 라켓 모양도 같아 서로 바꿔서 연습해 보기도 했다. 서효원은 서로 사용하는 탁구 용어가 달라 처음에는 깜짝 놀랐다고 했다. 서효원은 “송이는 라켓을 ‘판때기’라고 하고, 서브는 ‘쳐 넣기’, 리시브는 ‘받아 치기’라고 말했다”면서 “처음에는 조금 놀랐지만 점점 재미있었다”라며 웃었다.

진지하게 작전 회의를 하던 북한 선수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양하은은 “북한 차효심이 일본전에 대비해서 ‘일본 선수는 어떤 점이 장점이니 너(양하은)는 이렇게 대비하는 게 좋겠다’라고 꼼꼼하게 조언해 줬다”면서 “생각을 나누며 대비 전략을 짜던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라고 말했다.

2018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남녀 동반 동메달을 획득한 탁구 대표팀 선수단이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2018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남녀 동반 동메달을 획득한 탁구 대표팀 선수단이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안재형 여자대표팀 감독은 “합동훈련을 통해 북한 선수들과 기술 교류하고 장점을 끌어낸다면 지금보다 나은 경기력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함께 입국한 남자대표팀의 김택수 감독은 “여자대표팀이 세계의 축복 속에 남북단일팀을 구성해 부럽기도 했다”면서 “남자도 아시안게임에서 기회가 된다면 단일팀이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한국 선수단장 자격으로 동행한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은 “일시적인 보여주기식 단일팀은 안된다. 지속적인 교류가 필요하다. 6월 평양오픈 대회 엔트리 마감 시한이 오는 14일로 촉박한 만큼, 남북 체육회 차원의 빠른 협의가 이뤄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영종도=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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