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늑대의 시간’ 이후 11년 만에 ‘무법변호사’로 재회한 김진민 감독과 이준기가 두 번째 인생작을 탄생시킬까.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는 tvN ‘무법변호사’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이준기, 서예지, 이혜영, 최민수, 김진민 감독이 참석했다.
오는 12일 오후 9시 첫 방송을 앞둔 tvN ‘무법변호사’는 법 대신 주먹을 쓰던 무법(無法) 변호사가 자신의 인생을 걸고 절대 권력에 맞서 싸우며 진정한 무법(武法) 변호사로 성장해가는 거악소탕 법정활극이다. 이준기와 서에지는 이번 작품에서 악을 소탕하기 위해 의기투합한 무법로펌 변호사로, 이혜영과 최민수는 두 사람에 대적하는 악의 세력으로 분했다.
이날 김진민 감독은 본격적인 인터뷰 시작 전 이준기, 서예지, 이혜영, 최민수라는 ‘드림 캐스팅’에 대해 “꿈을 이루게 된 캐스팅 같다. 이 분들의 케미를 어떻게 끌어낼지가 제 숙제인데 그걸 끝까지 해낼 수 있길 바라면서 하루하루 촬영 중이다. 제 연출력의 끝을 보게 될 작품인 것 같아서 한편으론 두렵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김진민 감독은 “복수를 기반으로 하는 드라마이지만 조금 더 많은 사람들에 관한 유쾌하고 즐거운 이야기다. 오락물로서도 손색이 없고 작품 퀄리티에 있어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작품을 설명했다.
극 중에서 법과 주먹을 겸비한 조폭 출신 무법로펌 대표 변호사 봉상필 역을 맡은 이준기는 작품 선택 이유에 대해 “감독님께 처음 전화를 받고 역할을 제안 받았다. 감독님께서 오랜만에 저를 찾아주시니 뭔가가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보통의 작품이면 손을 안대셨을텐데 하는 생각에 작품에 대해 듣다가 이 캐릭터를 제가 연기한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준기와 김진민 감독은 지난 2007년 MBC ‘개와 늑대의 시간’을 통해 합을 맞춘 이후 11년 만에 ‘무법변호사’를 통해 재회했다. 이준기는 “감독님께서 전작에서 저와 호흡을 맞추셨던 만큼 그 이상의 시너지를 내지 못할까봐 처음에는 제가 이 역할을 하면 안된다고 생각하셨다더라”며 “그러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이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이 ‘개늑시’ 이후에 10년이 지났는데 10년은 더 먹고 살 수 있게 해줄 수 있는 감독이어야 하지 않겠냐는 말을 해주셨다. 그 말이 참 따뜻하더라”며 “또 제가 최근 가지고 있던 매너리즘이 감독님을 만남으로서 깨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선택했다”고 말했다.
김진민 감독은 고민 끝에 이준기와의 재회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11년 전 ‘개늑시’를 했을 때는 뭔가를 안다기 보다는 에너지로 밀어붙였던 것 같다”며 “이번 드라마는 10여년의 세월이 지나서 다시 한 번 이 글을 처음 받았을 때 느꼈던 느낌은 ‘재미있다’였다. 이준기 씨와 함께 뭔가를 돌파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11년 만에 만난 이준기에 대해서는 ”‘개늑시’ 당시에는 뭔가를 열정적으로 하는 사람이라는 인상이 강했던 배우라면, 지금은 굉장히 유연한 사람자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받아들일 줄 아는 배우로 성장했더라“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스태프 분들과 다른 분들을 챙기는 모습을 보면서 ‘저 사람은 오래 가는 이유가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는 말로 극찬을 전했다.
극 중에서 들끓는 피를 주체하지 못하는 꼴통 변호사 무법로펌 사무장 하재이 역을 맡은 서예지는 “전작이 우울한 캐릭터다보니 그것을 털어낼 수 있는 역할을 모색하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스타 감독님인 김진민 감독님께 제안을 받고 합류하게 됐다”며 “작품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 기분이 너무 좋다”고 작품 선택 소감을 밝혔다.
남녀 주인공이 정치적 암투와 각종 비리, 부패로 얼룩진 ‘안개의 도시’ 기성의 민낯을 파헤쳐 나가는 이야기를 담은 ‘무법변호사’는 얼핏 앞서 방송됐던 ‘언터쳐블’ ‘구해줘’ 등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에 대해 김진민 감독은 “지역을 장악하는 악에 대항하는 이야기가 중심이긴 하지만 그 가운데서 일어나는 관계들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 부분이 저에게 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차별점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김진민 감독은 “또 지금까지 무겁고 스타일 있는 연출을 선보여왔다면 이번에는 재미있고 편안한 작품에 방점을 맞추고 연출했다”며 “보시기에 따라서는 낯설기도 하시겠지만 그 부분에서 연출로서는 플랜을 가지고 접근했던 부분이다“라는 말로 그간 보여줬던 자신의 연출을 벗어난 새로운 스타일의 연출을 선보일 것을 언급했다.
또 ‘무법변호사’만의 또 다른 차별점으로는 ‘배우’를 꼽았다. 김진민 감독은 ”우리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그 차별점을 다 대변하고 있다“며 ”아무리 스토리가 상상력을 자극하더라도 배우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힘으로 그것을 흡수해 주지 않으면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혜영, 최민수 선배님이 보여주시는 카리스마, 엄청난 앙상블 때문에 제가 감히 설명 드리기가 애매한 부분“이라며 본 방송으로 배우들의 시너지를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이번 작품 속에서 이준기와 서예지는 무법로펌 대표 변호사와 사무장으로 분해 호흡을 맞춘다. 이에 대해 이준기는 ”서예지 씨와 케미가 상당히 좋다“며 ”서예지 씨의 성격이 조용한 편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내가 얼마나 까불어야 하지?’라는 고민이 있었다. 그런데 실제로 봤을 때 밝은 부분이 많았고 상대방을 편안하게 하는 느낌이 있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서예지는) 제가 많은 것을 보여주고 다가가고 싶게 만드는 배우“라며 ”여배우로서도 불편한 부분이 많고 답답한 부분이 있을 텐데 웃으면서 다가가는 모습을 보고 새로운 느낌의 친구를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좋고 이번에 합을 맞춰서 한 드라마의 좋은 커플로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두 사람의 케미에 대한 자신감으로 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모았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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