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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태운 꽃마차 끄느라 ‘기진맥진’… 동물학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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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태운 꽃마차 끄느라 ‘기진맥진’… 동물학대 논란

입력
2018.05.08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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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4마리 번갈아 가며 아스팔트 장거리 운행, 가쁜 숨 몰아쉬며 '헉헉'

꽃마차 운영 규제 법적 근거 없어 방치돼…경찰 "유사시 통행금지 조치"

고창청보리밭축제에서 운행하는 꽃마차 모습. 연합뉴스
고창청보리밭축제에서 운행하는 꽃마차 모습. 연합뉴스

전북 고창청보리밭축제에서 관광객을 태우고 달리는 꽃마차가 때아닌 동물 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아스팔트 위에서 장시간 꽃마차를 끄는 말들을 두고 학대 행위란 지적이 나오지만 경찰과 해당 자치단체는 마차 운행을 제한할 방법이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8일 고창군에 따르면 한 개인이 고창군 공음면 고창 청보리밭 축제장 일원에서 말 4마리를 동원, 꽃마차를 운영해 수입을 올리고 있다.

이들 말은 어른 10여명을 한꺼번에 태우고 왕복 약 1㎞ 가량의 아스팔트 위를 오가며 관광객을 실어 나르고 있다.

경주용이나 승마용으로 뛰다 퇴역한 노쇠한 말들이어서 장시간 열기를 내뿜는 아스팔트를 달리다 보면 기진맥진해 숨을 헐떡이기 일쑤다.

현장을 찾은 일부 관광객은 이처럼 고통스럽게 수레를 끄는 말에 연민을 느낀 나머지 '동물 학대' 란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모(34)씨는 "말이 아스팔트 바닥을 뛰면서 거친 숨을 내쉬는 모습을 보고 가여웠다"며 "동물을 혹사하면서 즐거움이나 안락함을 느끼는 것은 인간의 이기적 행동"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꽃마차를 동물 학대로 보고 운행 금지를 요구하는 민원이 고창군청에 접수된것 만도 20여건에 이른다.

동물보호단체도 말이 장시간 야외에 오래 서 있거나 십수명을 태운 마차를 끄는 행위, 편자(발굽이 닳지 않도록 장착하는 말발굽형 쇠붙이)를 끼고 아스팔트 도로를 달리는 행위를 동물 학대로 보고있다.

소음에 예민한 말이 관광객을 운송하다 안전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한다.

동물권단체 케어 관계자는 "말은 초원이 아닌 아스팔트를 걸으면 발목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며 "뙤약볕 아래 장시간 대기시키고 수레를 끌도록 하는 행위는 동물 학대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고창군은 꽃마차 운행을 전면적으로 금지할 근거가 없어 사실상 제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도로교통법상 차마(車馬)는 도로에 통행할 수 있는 운송·교통수단이기 때문이다.

마차 운행이 '도박·오락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에 속하는 동물 학대 행위인지도 법률 검토가 필요하다.

고창군청 관계자는 "꽃마차는 청보리밭축제 기획 단계에서 배제했었는데, 마차 주인이 임의대로 축제장에서 운영하고 있다"며 "하지만 마차를 축제장 밖으로 밀어내거나 금지할 법적 근거가 없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도 "현재로써 마차 운행에 끼어들 명분이 없다"면서도 "다만 동물 학대 정황이 발견되면 말 주인을 즉각 처벌하고, 꽃마차로 인해 교통이 원활하지 않다거나 보행자가 위험해질 경우 마차 통행을 금지시킬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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