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00일 딸 영양실조로 숨지자
가방에 넣어 모텔에 버린 뒤 잠적
태어난 지 100일된 아기를 굶겨 죽이고 시신마저 모텔에 버린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북 포항북부경찰서는 8일 아기를 숨질 때까지 방치하고 시신을 가방에 넣어 버린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로 A(여ㆍ26)씨를 구속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쯤 생후 100일된 딸을 굶겨 영양실조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일 아기 시신이 든 가방을 들고 포항 한 모텔에 투숙한 뒤 4일 새벽 가방을 두고 달아났다. 모텔 주인은 5일 오전 방을 청소하다가 숨진 아기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포항 남구 한 원룸에서 혼자 아기를 낳았고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아기가 100일쯤 되던 지난해 11월 이틀 정도 외출해 귀가했다가 딸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거나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고 사체를 포대기와 수건으로 겹겹이 싼 채 수개월 간 방치했다. 밀린 월세에 화가 난 원룸 주인이 “방을 비우지 않으면 강제로 짐을 정리하겠다”고 하자 지난 3일 모텔에 투숙, 아기 시신이 든 가방을 버리고 사라졌다.
경찰은 가방 속 소지품과 모텔 폐쇄회로TV 등을 통해 A씨의 신원을 파악했다. A씨는 범행 후 고향으로 갔다가 다시 포항으로 돌아 와 가방을 버린 모텔 주변을 서성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아기가 오래 전 숨져 발견 당시 거의 미라 상태였다”며 “정확한 사인은 조사 중이다”고 설명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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