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 한 원룸서…
숨진 남자, 비정상적으로 말랐고
냉장고에 남은 음식물 없고
오랫동안 조리흔적 없어
경북 구미시에서 원룸에 살던 16개월 된 남자 어린이가 20대 아버지가 나란히 숨진 채 발견됐다. 어떤 이유로 아버지가 숨진 뒤 먹을 것을 찾지 못한 아들도 뒤따라 숨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경북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구미시 봉곡동 한 원룸에서 A(28ㆍ무직)씨와 16개월 된 남자 아이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이웃 주민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가 발견했다.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A씨가 지병으로 숨졌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홀로 남겨진 아이는 굶어 죽은 것으로 보고 국과수에 의뢰, 부검을 실시했다.
부검 결과 숨진 A씨의 위장엔 음식물이 일부 남아 있어 난방은 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또 폐동맥에 혈전(피떡)이 심한 것 등으로 미뤄볼 때 오랫동안 누워있었던 것으로추정된다.
집안에는 오랫동안 음식을 조리한 흔적이 없었다. 냉장고 안에도 음료수 한 병 없이 텅 비어 있었다. 하지만 위 안에 남은 음식물로 볼 때 완전히 굶은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전기 가스 수도도 정상적으로 공급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2015년부터 동갑내기 여성과 동거 끝에 숨진 아들을 낳았으나 출생신고는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3, 4개월 전부터 동거녀와 헤어진 뒤 아들과 둘이 살아왔다. 또 A씨의 주소지는 대구의 부모 집으로 돼 있었지만, 7년여 전부터 연락을 끊고 지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추종호기자 c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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