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승→3연패→8연승→7연패. 프로야구 LG의 근 한달 간 성적표다. 승패를 합치면 5할 승률은 넘지만 야구인들이 가장 경계하는 ‘롤러코스터 그래프’다. 불과 2주 만에 시즌 팀 최다 연승과 최다 연패를 동시에 경험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갑작스러운 난조의 표면적인 원인은 LG의 장점이던 마운드의 부진이다. 7연패 기간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6.64로 7위, 불펜 평균자책점은 9.61로 최하위다.
그럼에도 LG의 투타는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좋을 때가 있고 나쁠 때가 있게 마련이다. LG와 상대해 본 팀들은 “LG는 마운드가 강해 올해 괜찮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부진했지만 팀 평균자책점은 여전히 2위(4.41), 팀 타율도 3위(0.289)다.
문제는 수비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7일 현재 26개로 NC와 함께 네 번째로 많은 실책 수가 전부는 아니다. 지난 4일 잠실 LG-두산전을 중계한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수 차례 보이지 않는 2루 수비 기본기의 문제를 지적했다. 미숙한 중계플레이, 베이스커버 등에서의 잦은 미스로 한 베이스를 더 헌납했다.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지만 이 같은 플레이는 아마추어 때 터득하고 스프링캠프에서 간단히 숙지하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삼성으로 보낸 손주인의 공백은 LG에게 뼈아프게 다가오고 있다. 이진영(KT)을 시작으로 이병규(LG 코치)를 은퇴시키고, 정성훈(KIA)을 방출한 리빌딩의 연장선상이었지만 손주인은 경우가 달랐다. 검증된 타격도 타격이지만 수비 부담을 줄여가던 고참들과 달리 30대 중반의 손주인은 내야의 야전 사령관이었다. 경험 많은 베테랑 한 명이 내야에 있는 것과 없는 건 안정감에서 차이가 크다.
수비가 되지 않으면 절대 우승에 도전할 수 없다는 게 야구계의 정설이다. ‘홈런 군단’ SK를 우승 후보로 꼽으면서도 불안하게 보는 시선이 그 때문이다. 강승호와 박지규에 이어 정주현까지 기용해보고 있는 류중일 감독의 고심은 애초 타격에서 시작됐지만 더 중요한 수비에서 공백이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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