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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현안부터 맞닥뜨린 윤석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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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현안부터 맞닥뜨린 윤석헌

입력
2018.05.07 15:1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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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사태ㆍ삼바 분식 입증 등

난제에 휴일부터 백팩 메고 출근

8일 발표 삼성증권 제재 수위 주목

/그림 1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8일 취임식을 시작으로 공식 업무에 들어간다. 윤 원장이 가장 먼저 맞닥뜨릴 현안은 삼성그룹 계열사 관련 사태 처리다. 취임 당일 삼성증권 배당 오류 사태에 대한 검사 결과를 발표하고, 열흘 뒤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 입증에 나선다. 조기 낙마한 두 전임자(최흥식ㆍ김기식)에 이어 현 정부 금융개혁 구원투수로 등판한 윤 원장의 앞날도 이들 난제를 푸는 과정에서 뚜렷이 드러날 전망이다.

7일 금감원에 따르면 윤 원장은 휴일인 이날도 출근해 금감원 임원들로부터 주요 현안을 보고 받고 업무추진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윤 원장은 교수 시절부터 금융당국의 정책을 평가하고 비판하는 일에 매진해온 터라 주요 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윤 원장은 특히 삼성증권 사태 사후처리,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혐의 입증 등 당면 과제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윤 원장 취임일인 8일 삼성증권 배당 오류 사태에 대한 사후 방안을 발표한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우리사주 배당 과정에서 112조원어치 ‘유령주식’을 발행하고 직원 일부가 이를 대량 처분하는 사고를 일으킨 바 있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3일까지 한 차례 기간을 연장하며 특별검사를 진행했다.

금감원 발표엔 삼성증권에 대한 고강도 제재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최고수위 제재인 영업인가 취소 바로 전 단계인 영업 일부정지 처분을 점치고 있다. 금감원 검사제재 규정에 따르면 업무를 크게 저해하는 행위로 건전경영을 훼손하거나 금융거래자에게 중대 손실을 초래한 금융사에 대해 영업인가 취소, 영업 일부정지 등 기관제재를 내릴 수 있다. 임원에 대해서도 가장 센 수위의 제재가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 원장 역시 교수 시절 금융정책이 산업 진흥에 치우쳐 금융감독에 소홀했다는 점을 강조해 온 만큼 삼성증권 사태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 윤 원장은 취임 직후 본보에 “금융소비자 보호에 소홀함이 없게 금융감독을 열심히 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연장선상에서 윤 원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회사 측에 조치사전통지서를 전달한 사실을 공개하며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인 금감원은 17일 열리는 금융위원회 감리위원회 회의에서 혐의를 부인하는 회사 측과 논리 싸움을 벌이게 된다. 양측 입장이 워낙 첨예하게 갈리는 터라 결론 여하에 따라 한 쪽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장 안팎에선 윤 원장이 삼성 사태 현안을 마무리 짓는 걸 계기로 본인의 개혁 색깔을 확실히 드러낼 것이란 예상이 많다. 다만 금감원 내부에선 윤 원장이 강성 이미지로 비치는 것에 대한 경계심도 적지 않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자신들의 재벌 개혁을 위해 원장을 ‘강성 호랑이’란 식으로 얘기하는데 감독 수장을 빗댄 표현으로 적절치 않다”며 “금감원 내부에선 무엇보다 새 원장이 롱런하길 바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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