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7, 18일 이틀간 기사 675건 대상
댓글 2만여 개 매크로 조작 확인
작년 대선 전후로도 범행 가능성
경공모 회원 21명 추가 입건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드루킹’ 김동원(49ㆍ구속기소)씨 일당이 매크로(특정 작업을 위한 자동ㆍ반복 프로그램)를 이용해 1월 17, 18일 이틀간 675건 기사에 달린 댓글 2만여개에 대해 순위 조작에 나섰던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들이 조작한 댓글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지난 대선 전후로도 매크로를 이용한 댓글조작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김씨 일당이 2,290개에 달하는 경공모(경제적공진화모임) 회원과 도용 아이디를 이용해 1월 17, 18일 양일간 675개 기사에 달린 2만여 개 댓글에 공감 클릭수를 조작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이들 댓글에 대한 공감 등 불법적인 클릭수는 모두 210만여회로 경찰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았으면 불가능했을 수치라고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더불어 1월 17일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 관련 기사에 비방 댓글 50개에도 2만3,000여 회에 걸쳐 부정 클릭이 이뤄진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당초 경찰은 김씨 일당이 아이디 614개를 이용해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댓글 두 개에 공감 클릭수를 조작했다는 사실을 밝혀내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 일당 재판 공소사실에 이번에 밝혀진 범죄행위를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또 경공모 회원 가운데 범행에 가담한 주요 인물 21명을 추가 입건해 출석을 요구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입건된 피의자는 드루킹 김씨를 포함해 모두 30명으로 늘어났다.
경찰은 김씨가 주도한 경공모 카페 등 조직 운영 전반과 실질적인 불법 댓글조작이 이뤄진 시기를 구체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한정된 시기(1월 17, 18일)에 이뤄진 댓글 조작만 드러났지만, 경찰은 이들이 지난해 대선 기간부터 ‘선플(긍정적 댓글) 작업’을 빙자해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댓글 조작에 나섰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이를 위해 김씨 일당이 매크로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서버, 일명 ‘킹크랩’ 가동 기간 확인에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공모 내에 정보기술(IT)전문가가 4,5명이 포함돼 있다는 점, 킹크랩이 기존 매크로 프로그램보다 기능이 우월하다는 점 등을 볼 때 킹크랩 운용 전반을 확인하는 게 급선무라는 판단이다. 다만 킹크랩이 해외에 있는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돼 있는데다, 댓글 조작에 사용된 아이디 상당수도 베트남 등 해외 IP를 동원해 만들어져 확인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킹크랩 수사가 답보하는 사이 이미 관련 자료가 삭제됐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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