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소지'를 지지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총기협회(NRA) 연설에 프랑스 정부가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AF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간) 전날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NRA 연례회의에 참석, '총기 소지'를 옹호하면서 2015년 11월 발생한 프랑스 파리 테러 당시 시민들이 총기로 무장했더라면 결과가 달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테러범)은 1명씩 때려눕혔다. 탕, 이리와라(Boom, come over here), 탕. 이리와, 탕"이라며 "카페 종업원이나 행인, 그 안에 있던 누구라도 무장한 상태였다면 테러범들은 도망갔거나 총에 맞았을 것이다.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영국의 엄격한 총기 규제와 앞서 영국 런던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을 거론, "그들은 총이 없는 대신 칼을 갖고 있다. 그래서 병원 바닥은 온통 피천지"라며 "칼, 칼, 칼(knives, knives, knives)"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연설 내용이 알려지자, 프랑스 외교부는 5일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확고한 반대를 표명한다"며 "희생자들에 대한 기억에 존중을 표하길 요구한다"고 밝혔다.
수니파 극단주의 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자들이 벌인 프랑스 파리 테러 당시 130여명이 사망하고 350여명이 다쳤다. 이 사건은 제2차 세계대전 이래 프랑스 영토에서 벌어진 최악의 인명피해로 기록됐다.
테러 당시 프랑스 대통령이었던 프랑수와 올랑드도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의 수치스러운 발언과 터무니없는 연극은 그가 프랑스와 우리의 가치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양국 국민 간의 우정은 경시와 과도함으로 더럽혀질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 정부는 아직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내용에 대한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지만, 해당 연설 내용을 언급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찰리 팰코너 전 법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살인율은 영국보다 5배 높다"며 "총기 규제를 완화함으로써 살인율을 낮출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아마도 거짓말을 하는 미 대통령을 제외한다면) 전 세계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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