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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 맨 ‘황금의 나라’와 짝사랑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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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 맨 ‘황금의 나라’와 짝사랑에 빠지다

입력
2018.05.06 14:0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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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경 글로벌인재경영원 이사장

“한류에는 호감, 기업은 밉보여

일본처럼 장기적 인프라 투자를”

저서 ‘뜻밖에 미얀마’를 펴낸 조용경 글로벌인재경영원 이사장
저서 ‘뜻밖에 미얀마’를 펴낸 조용경 글로벌인재경영원 이사장

“순수한 미소와 기부가 생활화한 사람들의 모습이 황금처럼 귀하고, 문화적(불교사원의 황금장식)ㆍ경제적(구리ㆍ니켈 매장량 세계 1위) 가치도 뛰어나다. ‘황금의 나라’라는 수식어는 이런 모습을 아우르는 표현이다.”

최근 ‘머물고 싶은 황금의 나라’라는 부제를 단 저서 ‘뜻밖에 미얀마’를 펴낸 조용경(67) 글로벌인재경영원 이사장은 6일 전화 인터뷰에서 “오랜 세월 군부독재를 거치면서 나라가 척박해졌지만 앞으로 굉장한 발전 가능성이 있는 곳”이라며 미얀마 예찬을 쏟아냈다. 미얀마는 2011년 개방경제로 전환한 이후 매년 7% 남짓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고속 성장하고 있다. 영국 자선지원재단(CAF)이 지난해 발표한 세계 기부지수 보고서에서 미얀마는 조사대상 139개국 중 1위(한국 31위)를 차지했다.

“전생에 미얀마에 살았던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미얀마의 매력에 푹 빠진 그는 2013년 8월부터 16차례나 미얀마를 찾았다. ‘뜻밖에 미얀마’는 조 이사장이 4년간 미얀마 구석구석을 누비며 기록한 결과물이자, 짝사랑 일지다. 조 이사장은 “한국 사람들은 주로 양곤 시내와 인레호수 위주로 다녀가는데, 미얀마 남부에 위치한 차익티요 황금바위사원(미얀바 불교 3대 성지 중 하나)과 몬주(州) 일대 다양한 불교 사원은 꼭 둘러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박태준 맨’으로 불리는 조 이사장은 포스코를 설립한 고(故) 박태준 명예회장이 국회의원을 하던 1981년 보좌관으로 그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조 이사장은 자민련 총재 비서실 차장까지 지냈고, 포스코건설 송도사업본부장과 포스코 엔지니어링 대표이사를 거쳐 2012년 은퇴했다. 그는 “정계ㆍ재계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환경이 열악한 미얀마에 학교를 짓고, 마을에 전기를 공급하는 국내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활동에 힘을 보탤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얀마의 전기보급률은 35% 남짓이다.

조 이사장은 그러나 “한류 열풍으로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지만 한국기업 인상은 그리 좋지 않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은 미얀마에 부족한 도로ㆍ수력발전ㆍ공항 등 장기 인프라 투자를 많이 하는 반면, 한국기업은 당장 돈 되는 것에 집중하다 보니 서로 상생하는 구조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우선 장기 투자 관점에서 접근하다 보면 단기이익을 볼 수 있는 부분도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67세의 조 이사장은 또 다른 도전을 꿈꾸고 있다. 그는 “미얀마를 계기로 불교에 대한 관심이 커져 3년 전부터 국내 사찰 순례를 시작해 지금까지 70여 곳을 다녀왔다”며 “한국 사찰의 역사와 아름다운 모습을 소개하는 책도 펴내고 싶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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