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휴양지 하와이가 지진 발생과 화산 폭발로 공포에 휩싸였다. 1975년 이후 가장 강력한 규모 6.9의 지진이 발생했고 주민 1,800여명이 대피한 상태다.
4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하와이주 하와이섬(일명 빅아일랜드) 동부에 있는 킬라우에아 화산 주변에서 규모 5.0 지진 발생 후 화산이 폭발해 인근 주택가를 위협하는 가운데 규모 6.9의 강진이 하루 만에 다시 용암분출 지역을 강타했다고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밝혔다. USGS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규모 5.6의 지진이 킬라우에아 화산 남동쪽 펀 포레스트에서 발생한 뒤 한 시간 지난 오후 12시 32분쯤 이보다 훨씬 강력한 규모 6.9의 지진이 킬라우에아 남쪽 산자락 주변을 강타했다. 진앙은 용암 분출로 주민이 대피한 레일라니 에스테이츠에서 불과 17㎞ 떨어진 지점이다. USGS는 “킬라우에아 화산의 동쪽 균열 지점에서 용암이 왕성하게 분출되고 있다”며 “이 부위에서 추가적인 폭발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킬라우에아 화산 주변은 전날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활화산의 분화구 바닥이 내려앉아 세 곳에 큰 균열이 생기면서 용암이 흘러넘치기 시작했다. 하와이 화산관측소는 용암이 공중으로 치솟는 용암분천의 높이가 최고 45m, 용암이 뿜어져 나오는 분화구의 균열 크기가 최대 150m에 이르는 것으로 측정했다. 이어진 강진으로 분화구 균열이 5∼6곳으로 늘어나 용암이 추가로 분출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소는 추정했다.
데이비드 이게 하와이 지사는 킬라우에아 화산에서 가까운 레일라니 에스테이츠와 라니푸나 가든스 지역 주민들에게 강제대피령을 내렸으며 주민 1,800여명이 대피한 상태라고 호놀룰루 스타 어드버타이저가 전했다.
하와이섬의 전체 주민은 약 20만명이며 관광객도 수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킬라우에아 화산이 포함된 하와이 화산국립공원은 용암분출로 33만 에이커에 달하는 공원 전 구역이 폐쇄됐다. 이 공원은 빅아일랜드 전체 면적의 13%를 차지한다. 국립공원 측은 여행 일정을 진행하던 관광객 2,600여 명이 대피했다고 말했다.
현재 가옥 수십 채가 용암의 직접적인 위협을 받는 상태다. 레일라니 에스테이츠의 가옥 두 채가 용암이 덮치면서 불에 탄 것으로 확인됐다. 용암분출과 강진으로 인한 사상자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하와이 재난 당국은 특히 킬라우에아 분화구에서 유독성 이산화황 가스가 분출됨에 따라 인근 지역의 노약자와 호흡기 환자 등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킬라우에아 화산은 세계에서 가장 활동이 활발한 화산 가운데 한 곳이다. 마그마로 만들어진 이곳 절경을 보기 위해 해마다 250만명의 관광객들이 찾는다.
한편 하와이 섬 용암분출과 강진으로 현재 우리 국민과 교민의 피해는 접수되거나 확인된 것이 없는 상태라고 외교부가 이날 확인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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