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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호랑이, 밖에서도 호랑이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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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호랑이, 밖에서도 호랑이 돼야”

입력
2018.05.0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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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성리더스네트워크 흐엉 대표 인터뷰

베트남서 시작, 16개국 여성 참여하는 단체로

“혼자일 땐 그냥 여자, 뭉치면 세상 위한 큰 힘”

응우옌 투 흐엉 WLIN 대표. 최근 WLIN은 케냐 회원들을 받아들이면서 아프리카와의 네트워크 구축에도 성공했다. WLIN 제공
응우옌 투 흐엉 WLIN 대표. 최근 WLIN은 케냐 회원들을 받아들이면서 아프리카와의 네트워크 구축에도 성공했다. WLIN 제공

“집 안에서 호랑이라 하더라도 밖에서는 대부분이 토끼, 사슴으로 살고 있습니다.”

세계여성리더스네크워크(Women Leaders international NetworkㆍWLIN)를 2013년 설립해 이끌고 있는 응우옌 투 흐엉(39) 대표는 “자신의 일 뿐만 아니라 자녀와 가족에 더 열성적인 여성들이 사회에 더 많은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며 “밖에서도 보다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WLIN은 경제, 문화, 예술 등 내 각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는 여성들의 친목모임이다. 현재 베트남에만 전국 64개 지역에서 1,000여명이 가입해 있으며 패션, 음식, 골프 등 관심 분야별로 20여개의 클럽이 구축돼 정기적으로 활발한 모임을 갖고 있다.

흐엉 대표는 베트남 국영방송(VTVㆍ1997~2005년)에서 각종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한 유명 인사다. 현재 광고ㆍ홍보 기획사를 이끌며 베트남 재계에서도 폭넓은 인맥을 구축,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그는 “여자는 혼자일 때는 그냥 여자이지만, 여자이기 때문에 뭉치면 그 자신들 뿐만 아니라 가족, 사회, 나라에 큰 힘이 될 수 있는 존재가 된다”며 “그 밑거름이 되기 위해 WLIN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실제 WLIN은 무엇을 하고자 하는 뜻은 있지만 여러 이유로 그 뜻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는 베트남 여성들을 돕는 데서 시작됐다. “여성 사업가들이 홍보 사업하는 저를 찾아와 ‘어떻게 하면 적은 돈으로 자신의 사업을 세상에 알릴 수 있겠느냐’고 묻더라고요.” 계약을 맺고 자신에게 일을 맡기겠다는 것도 아니고, 그냥 공짜로 ‘팁’만 얻어가겠다는 그들을 그냥 지나치기 어려웠다. 덩치가 커지면 언제든 자신을 다시 찾아올 수 있는 잠재고객이기도 했다. “자신을 알리고 싶어 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 착안, ‘이런 사람들을 서로 연결만 해줘도 큰 도움이 되겠다’ 싶었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스파, 헬스클럽, 음식, 패션, 풍수, 음악,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의 여성사업가들이 서로 뭉치면서 시너지 효과가 일어났다. “입소문에도 수준이 있습니다. 육아와 가사를 도맡아 하면서도 자신의 일을 하는 억척 같은 여성들 사이의 평가가 가장 정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자 셋만 모여도 서로 장사해서 먹고 산다는 베트남 속담대로였다. 회원들끼리 밀어주고 당겨주면서 적지 않은 회원들이 사업을 키워 나갔다. “성공한 사람들을 집적 만나고, 그들을 자신의 고객으로 만듭니다. 이러면 안 될 게 뭐가 있겠어요?”

응우옌 투 흐엉(오른쪽) WLIN 대표가 호찌민 시내 한 호텔에서 가진 주간 오찬모임 뒤 이날 여성들의 패션에 대해 주제발표한 회원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응우옌 투 흐엉(오른쪽) WLIN 대표가 호찌민 시내 한 호텔에서 가진 주간 오찬모임 뒤 이날 여성들의 패션에 대해 주제발표한 회원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모임 성공담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WLIN은 베트남을 넘어 국제적 모임으로 확장하고 있다. 흐엉 대표는 “인근 캄보디아, 라오스에서 지역별, 관심별 소그룹을 조직해 주간, 월간, 분기, 반기로 다양한 모임을 갖고 있는 베트남 조직 운영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합류했다”며 “베트남에 진출하려는, 특히 여성들을 상대로 한 사업을 런칭하려는 외국 여성기업인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WLIN에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에서는 물론 호주, 미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홍콩, 베네수엘라, 케냐 등 모두 베트남 밖에서만 15개국, 2,000여명의 회원들이 참가하고 있다. 그는 최근 인도네시아서 9만명 회원 모집을 목표로 프로젝트가 시작된 점을 들어 2020년에는 3만명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열 한 살, 아홉 살 두 아들의 엄마이기도 한 그는 “한국 문화, 상품에 관심이 많다”며 “베트남을 ‘신남방정책의 교두보’라고 하는 한국과도 관계를 구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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