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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어닝 쇼크

입력
2018.05.04 18:0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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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회계기준ㆍ요금 인하 영향

3사 1분기 실적 곤두박질

SK텔레콤 영업이익 20% ↓

이동통신 3사가 씁쓸한 1분기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새 회계기준과 통신비 인하의 영향을 받은 3사 영업이익은 일제히 하락했으며, SK텔레콤의 부진이 특히 도드라졌다. 상반기 보편요금제 도입 여부가 결정되고, 주파수 경매 등 천문학적인 비용이 발생하는 ‘빅 이벤트’를 앞두고 있어 2분기에도 3사의 표정은 어두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3, 4일 이틀에 걸쳐 통신 3사가 발표한 1분기 잠정 실적에 따르면, 새로운 회계기준을 적용한 3사의 총영업이익은 9,10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1.6% 감소했다. 특히 SK텔레콤의 경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20.7%나 줄어들었으며, LG유플러스와 KT도 각각 7.45%, 4.77% 줄어들었다.

새 회계기준이 실적이 더 낮아 보이게 하는 ‘착시효과’를 냈다. 올해부터 모든 기업에 의무적으로 적용되는 국제회계기준(IFRS) 1115호는 마케팅 비용을 한 번에 반영하지 않고 고객이 계약한 기간에 나눠서 적용한다. 보통 2년 기준으로 장기 계약을 하는 이동통신사 입장에서는 수익이 나더라도 단기 영업이익을 따지면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늘어난 마케팅 비용이 올해 실적에도 영향을 주게 되면서 수치가 더 낮아 보이는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며 “기존 회계기준으로 산출한 실적을 보면 그렇게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눈에 띄게 부진한 실적을 보인 곳은 SK텔레콤이다. 기존 회계기준을 적용할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지난해 대비 상승세를 보인 두 회사와 달리 SK텔레콤은 매출(0.32%), 영업이익(12.42%) 모두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단기적인 실적 감소는 각오했던바”라면서 “올해 손해를 감수하고 내놓은 고객 가치 혁신 프로그램이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은 통신 3사의 무선사업 부문 매출에 지속해서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9월 할인율을 기존 20%에서 25%로 올린 선택약정할인 가입자는 올해 3월 중순 1,000만명을 넘겼으며, 연말까지 2,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되는 총매출 하락은 6,000억원에 달한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저소득층 요금 감면에 더해 하반기부터 시행될 예정인 기초연급 수급 노인 요금 감면까지 더하면 매출 하락폭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보편요금제 도입과 주파수 경매, 5G 설비투자 등 큰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오는 11일에 열리는 규제개혁위원회 회의에서 월 2만원대 보편요금제 도입 결정이 이루어진다면 통신사에게는 큰 악재가 될 전망이다. 다음 달에는 최소 3억3,000억원이 들어가는 주파수 경매가 열린다. 내년 5G 상용화를 앞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통신 3사는 기지국과 5G망 구축에 상당한 투자를 해야 한다. 예상 비용이 4세대 이동통신(LTE)의 2~3배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돈을 쏟아 부어야 하는 곳은 많은데, 정작 주머니에 있던 돈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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