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위원 프로스텐손 부부
‘미투’, 수상자 명단 유출 파문
위원들 줄사퇴로 조직 만신창이
내년에 수상자 2명 선정키로
노벨문학상을 선정하는 스웨덴 한림원이 성폭력 고발운동 ‘미투(#MeTooㆍ나도 당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작 발표를 내년으로 연기하기로 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4일(현지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10월로 예정됐던 올해 노벨문학상 선정을 내년으로 미루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림원은 전날 열린 주간 회의에서 “다음 수상자 발표 전에 한림원의 대중적 신뢰 회복을 위한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내년에 두 명의 수상자가 나온다.
올해 노벨문학상 선정은 한림원의 재정 지원을 받아 스웨덴 문화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온 사진작가 장 클로드 아르노의 성폭행 혐의가 제기되면서 불투명해졌다.
아르노는 한림원 종신위원 중 한 명인 시인 카타리나 프로스텐손의 남편으로 지난해 11월 그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여성 18명의 폭로가 이어졌다. 또 프로스텐손이 노벨상 수상자 명단을 사전에 유출했다는 혐의까지 드러나 한림원 분열로 이어졌다. 프로스텐손을 종신위원에서 해임하는 안이 부결되자 종신위원 3명이 이에 항의해 사임했다. 프로스텐손과 사라 다니우스 한림원 사무총장도 결국 사의를 표했다.
1901년 처음 시행된 노벨문학상은 전쟁 등으로 1915년, 1919년, 1925~1927년, 1936년, 1949년에 7차례 선정이 보류됐다.
노벨상 시상을 주관하는 노벨재단은 한림원의 발표 직후 성명을 내고 “스웨덴 한림원이 노벨문학상 선정 기관으로서 신뢰를 회복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줄 것으로 기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스웨덴 한림원은 문학상에만 관여하고 있어 경제, 물리, 화학, 생리의학과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선정하는 평화상 일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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