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린어페어스 기고 논란 해명
미 국방부 “우리 입장ㆍ임무 변함 없어”
미국을 방문 중인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는 3일(현지시간) 주한미군 주둔 문제와 관련해 “평화협정(체결) 이후에도 동북아의 전략적 안정과 우리의 국내적 정치적 안정을 위해 주한미군의 지속적 주둔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이날 뉴욕 맨해튼에서 민주평통 뉴욕협의회 주최로 열린 간담회 후 언론 인터뷰에서 “저는 (주한미군 주둔을) 찬성하는 사람”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특보는 앞서 지난달 30일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어페어스'에 기고한 글에서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군 주둔을 정당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혀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문 특보는 이 기고에 대해 "주한미군 철수를 얘기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잘 됐다”면서 “한반도 평화조약(협정)이 체결되고 북한이 비핵화를 하고 북한과 미국이 국교 정상화를 하면 자연히 주한미군을 계속 주둔하느냐 마느냐에 대해 논의가 이뤄지게 될 것이고 한국 보수 진영에서 그것(그런 논의)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으로 볼 텐데 이런 것을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에서 얘기한 것이지, 제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이날 간담회에서도 "키신저 박사가 상당히 재미있는 말씀을 하더라"라면서 "'한반도 비핵화가 되고 평화조약이 체결되고 북미수교가 되면 자연히 미국 내에서 주한미군이 계속 유지되어야 하느냐에 대한 얘기가 나올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원하면 미국은 주한미군을 계속 주둔할 것이다. 문제는 한국 내의 합의가 중요하다'라는 말씀을 하더라"고 전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주한미군은 한미동맹의 문제로 평화협정 체결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말했으며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문 특보에게 전화를 걸어 문 대통령의 이런 입장을 전달했다.
한편, 데이나 화이트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주한미군 철수론과 관련해 “우리의 입장과 임무는 동일하며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제임스 매티스 국장방관이 주한미군 문제를 북한과 논의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한 질문에도 “우리의 임무는 동일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 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것을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막았다는 NBC 보도에 대해 “그와 관련한 소식은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주한미군 주둔 관련 질문에 “주한미군은 한미동맹의 문제로 평화협정 체결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한 뒤 “추가 답변이 필요하면 국방부에 문의하라”고 말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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