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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축제 상징 ‘학생 주점’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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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축제 상징 ‘학생 주점’ 아웃

입력
2018.05.03 20:0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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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주세법 위반” 단속 경고

대학들 ‘술 팔지 않는 축제’ 선언

학생들도 ‘사고 없는 축제’ 환영

축제가 한창인 2일 오후 서울대 관악캠퍼스 잔디광장. 궂은 날씨에도 요란하게 울리는 밴드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학생들이 여기저기 여럿 눈에 띄었다. 매년 보이는 전형적인 대학축제 모습, 하지만 분명 올해엔 달라진 게 있다.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삼삼오오 모여 앉아 막걸리를 마시거나 으레 있을 법한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학생들이 보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축제 동아리 관계자는 “개별적으로 술을 파는 몇 군데 소규모 동아리 부스가 있긴 하지만, 학생회 차원에선 술을 팔지 않는다“고 했다.

대학축제를 상징하던 ‘학생 주점’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흥에 겨워 술에 잔뜩 취해 캠퍼스를 누비던 학생들 모습도 자연히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축제 주점에 대한 학생들의 자발적인 거부감에다 최근에는 국세청의 적극적인 단속 움직임이 더해진 결과다.

국세청은 1일 교육부를 통해 ‘대학생 주류 판매 관련 주세법령 준수 안내 협조’ 공문을 전국 대학에 전달했다. 주류판매업면허 없이 주점을 운영하면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으니, 대학축제 등에서 주점 운영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대학들은 발 빠르게 ‘술 팔지 않는 축제’를 선언했다. 울산과학기술원 총학생회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축제 기간 주류 판매를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흥겨운(?) 축제 분위기를 원하는 일부 학생을 의식한 듯 “음주 자체가 불법은 아니기 때문에 외부 매장에서 구매하는 건 괜찮다”고 덧붙였다. 건국대 총학생회 역시 “사전에 주점 부스를 신청한 이들을 포함, 등록되지 않은 사업자의 상행위가 모두 금지된다”고 밝혔다.

다른 학교 학생들이 찾아올 정도로 ‘핫’한 축제를 열어 오던 대학들도 고민에 빠졌다. 홍익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교육부 공문 때문에 논의 중”이라고 밝혔으며, 연세대 총학생회는 “축제에서 주류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면서도 “학생 사회와의 논의 없는 교육부 지침에 유감을 표한다”고 전했다.

상당수의 학생은 환영하고 있다. 음주 강요는 물론이고, 각종 음주 사건사고 발생 등 부작용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는 생각이 다르다. “왜 이제 와서 그러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불만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그간 대부분이 불법인 걸 모르고 술을 판매해 온 걸로 안다”라며 “이번 기회에 법 내용을 적극 홍보하고 술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교육부가 각 대학교에 보낸 공문. 웹사이트 캡처
교육부가 각 대학교에 보낸 공문. 웹사이트 캡처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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