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름스타드 세계선수권 8강 대결 앞두고
남북 단일팀 4강서 숙적 일본과 맞대결

지름 40mm, 무게 2.7g에 불과한 탁구공이 또 한 번 남북의 장벽을 허물었다.
남북 여자 탁구가 1991년 일본 지바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27년 만에 단일팀을 전격 구성했다. 대한탁구협회는 3일(이하 한국시간) 스웨덴 할름스타드 세계선수권에 참가 중인 여자대표팀이 북한과 단일팀을 구성한다고 발표했다. 원래 이날 오후 5시 예정됐던 남북의 여자 단체전 8강 맞대결 없이 단일팀은 4강에 직행해 4일 일본과 맞붙는다.
단일팀 명칭은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을 따라 ‘KOREA(COR)’로 표기한다. 이번 대회는 3~4위전이 없어 단일팀은 최소 동메달을 확보했다. 시상식에서 남북은 국가와 국기 게양을 각각 한 번씩 하기로 했다. 순서는 추후 협의 한다. 유니폼은 지금 당장 한반도기가 붙은 것을 구할 수 없어 각자의 것을 그대로 입는다.

남북 탁구 단일팀은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 이후 처음이다. 당시 한반도기를 가슴에 새긴 단일팀은 여자 단체전에서 현정화(49ㆍ한국마사회 총감독)와 북한의 리분희(조선장애인체육협회 서기장)를 앞세워 중국의 만리장성을 허물고 정상에 올라 큰 감동을 안겼다. 스포츠에서 가장 먼저 단일팀을 이뤘던 탁구는 4ㆍ27 판문점 회담 이후 불고 있는 평화의 바람을 타고 또 다시 가장 먼저 단일팀의 물꼬를 텄다.
단일팀으로 인한 선수 피해를 막기 위해 대회에 참가한 한국 5명, 북한 4명 등 9명 모두 엔트리에 들어간다. 한국에서는 전지희(25)와 유은총(24ㆍ이상 포스코에너지) 서효원(30ㆍ한국마사회) 양하은(24ㆍ대한항공) 김지호(18ㆍ삼성생명)가 출전한다. 북한에서는 김송이(23) 김남해(22) 차효심(23) 최현화(25)가 참가한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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