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재의 초파리 사생활 엿보기
원종우, 김우재 지음
동아시아 발행ㆍ128쪽ㆍ7,500원
‘초파리 야동 전문가’ 김우재의 강연록이다. 찰스 다윈과 그레고르 멘델까지 거슬러올라가는 진화생물학과 분자생물학간 경계, DNA 이중나선구조 발견으로 유명한 제임스 왓슨과 우리나라에서 ‘통섭’으로 널리 알려진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 간 ‘분자전쟁’ 얘기, 그리고 이 둘의 통합에 대한 얘기, 그리고 곁들여진 ‘초파리 연구공동체’와 ‘쥐 연구공동체’간 비교 등 과학계 뒷얘기들도 흥미롭다. 저자가 초파리 연구를 강조하는 건 초파리가 진화와 분자, 양 생물학 진영을 만나게 해주는, 저자 표현으로는 일종의 ‘판문점’이라서다. 초파리는 뇌신경세포 개수가 10만개로 한정적이고 조작 가능해 유전과 행동 패턴간 관계를 살펴보기 좋다. 저자가 초파리 ‘야동’에 끊임없이 집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LSD(환각제 일종)니 SNSD(소녀시대)니 하는 ‘아재 개그’를 아무리 섞어 넣는다 해도 거의 매일 200마리씩 관계 맺는 걸 지켜본다는 건 곤욕일 거 같다. 김우재는 과학계의 실상을 미리 알려줘야 한다고 말하지만.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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