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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마추어 스타] 1,200만 동호인 파워 자랑하는 최강 생활체육 ‘당구’

입력
2018.05.03 04:4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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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일 제3회 김경률추모배클럽팀 3쿠션 대회가 열린 서울 SL클럽. 대한당구연맹 제공
지난달 15일 제3회 김경률추모배클럽팀 3쿠션 대회가 열린 서울 SL클럽. 대한당구연맹 제공

담배 연기 자욱했던 당구장은 왠지 음침해 조폭 영화의 단골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기도 했다. 당구장이 ‘3류 공간’이라는 인식은 1,200만 동호인을 자랑하는 한국 당구의 씁쓸한 옛 기억이다. PC방이나 노래방도 없던 1970~80년대 당구장은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던 유일한 해방구였지만 선생님과 부모님은 탈선의 장소라며 가지 못하게 막아 섰다.

1994년 당구장이 청소년들에게 공식적으로 문호를 개방한 지 24년이 흘렀다. 이제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손을 잡고 당구장으로 가고, 당구 전공 체육 특기생으로 대학에 진학한 여고생도 나오는 시대다. 지난해 12월부터 당구장이 금연 구역으로까지 지정되면서 오랫동안 한국인들의 머리 속을 지배해 왔던 당구장의 풍경은 완전히 바뀌었다.

문을 열면 카페를 연상케 하는 깔끔한 인테리어에 남녀노소 모두 어우러지는 사교의 장으로 변신했다. 대기업(LG)이 후원하는 최대 상금 규모의 국제대회가 생겼고, 24시간 당구 전문 채널(빌리어즈TV)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박선영 서울당구연맹 사무국장은 “18년 전 연맹에 처음 들어왔을 때 연맹이 목표로 내세운 당구의 스포츠화가 이제 어느 정도 결실을 맺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16~17년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생활체육참여실태 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참여 활동이 있는 상위 10개 종목’에서 당구는 2016년 10위(5.4%), 지난해엔 8위(8.3%)로 올라섰다. ‘주로 참여하는 체육활동 종목’에서도 당구는 2년 연속 10위를 기록했다. 앞 순위의 종목들이 대부분 걷기, 등산, 보디빌딩, 수영, 요가, 사이클 등 혼자 할 수 있는 스포츠임을 감안하면 당구의 1,200만 동호인 파워를 실감할 수 있다. 당구 동호인이 속한 클럽 수도 2015년 1,207개(회원 수 4만4,492명)에서 2016년 1,254개(회원 수 4만6,293명)로 늘었다. 나근주 대한당구연맹 사무차장은 “시ㆍ군ㆍ구에 읍 단위 대회까지 합치면 이들 클럽들이 치르는 동호인 대회 수는 연간 약 4,000~5,000개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클럽에 속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당구를 즐기는 인구까지 포함하면 약 1,200만명으로 추산한다”고 말했다.

당구장도 국내 전체 체육시설의 40%에 육박한다. 그러나 문체부가 2006~16년까지 조사한 전국 등록신고체육시설업 현황에 따르면 2011년(2만5,317개)까지 증가세를 보였던 전국 당구장 수는 2012년부터 줄어 2015년엔 2만1,980개로 2009년(2만2,519개) 이후 최저 수치를 보이고 있다.

박 사무국장은 “일본의 경우 당구장을 운영하기 위해선 우리나라의 태권도장처럼 자격을 따야 한다”며 “요즘 국내에도 선수 출신이 운영하는 대형 클럽들이 자리잡아가고 있는 반면 군소 당구장들이 정리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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