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사위와 함께하는 전시회라 말 그대로 감개무량합니다.”
사진작가 민병도씨가 금혼식을 기념해 아들, 사위와 함께 가족 전시회를 열고 있다. 민 작가의 사진 40점에 아들인 민복기 올포스킨피부과 원장이 설치미술작품 9점을 보탰고, 사위 이용재 작가는 20여 점의 조각을 출품했다. 사진과 설치작품, 조각이 어우러진 전시회답게 타이들은 ‘빛과 형상의 조우전’으로 달았다.
세 작가의 이력이 화려하면서 이채롭다. 특히 민복기 원장은 운영하는 병원이 대구메디시티 선도의료기관에 선정되고 JCI 세계5대 피부과로 인증을 받았고 본인은 세계3대 인명사진이 이름을 올렸다. 자기 분야에서 이 정도 이력을 쌓았으니 미술은 취미 생활 수준일 거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지만 전혀 아니다. 필러, 보툴리늄 톡신, 약제병 등 폐의료기를 활용한 독창적인 작품으로 줄곧 이목을 끌다가 2018년에 고등학교 미술교과서(지학사)에 작품이 수록됐다. 교과서에는 작품 이미지뿐 아니라 민 원장의 인터뷰와 작품해설까지 실려 있다. 민 원장은 “의대 다닐 때 유화에 관심을 가졌는데 더욱 창의적이고 새로운 분야를 탐험하고 싶었다”면서 “나만의 독창성을 예술과 의술의 융합으로 접근하고자 의료기를 오브제로 활용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사위인 이용재 작가는 세계물포럼 성공기원전, 청주아트페어 등 개인전과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하는 등 열심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민병도 작가는 세무사로 활동하면서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 미래사우회 회장, 대구사협대구지회 이사를 맡고 있다. 일하는 틈틈이 작품을 하는 셈이지만, 작품에 대한 열정은 여느 전업 작가 못지않다. 차순도 메디시티대구협의회 회장은 “좋은 작품을 얻기 위해 같은 장소를 동일한 시간대에 수십 번이나 방문하는 열정을 보인 사진장인”이라고 칭송했다. 그는 “쓰레기를 예술로 승화시킨 독창성을 보여준 아들(민복기)와 철사를 이용한 새로운 예술장르를 경험케 해준 사위(이재용)에게 감사한다”면서 “많은 분들이 이색적인 가족전시회를 방문해 이들의 열정과 예술을 향한 사랑에서 싱싱한 영감을 얻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시회는 5월 6일까지 열린다.
강은주기자 tracy114@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