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중은 개ㆍ돼지’ 발언으로 파면됐던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징계 수위가 ‘강등’으로 한 단계 낮아지게 됐다.
교육부는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가 최근 파면에서 강등으로 낮춰 확정한 나 전 기획관 징계 수위를 통보해 왔다고 2일 밝혔다. 교육부는 인사처의 행정 처분을 받아들이거나 보름 안에 재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법무부는 3월 나 전 기획관이 파면 처분이 부당하며 교육부장관을 상대로 낸 행정소송에서 1ㆍ2심 모두 승소하자 판결 결과를 뒤집기 어렵다며 상고를 불허했다. 이에 교육부가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면서 2심 결과가 최종 판결로 확정됐고, 나 전 기획관이 복직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는 2016년 7월 한 언론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중은 개ㆍ돼지로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 신분제를 공고화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인사처 중앙징계위는 공직사회 신뢰 실추를 이유로 파면을 의결했고, 그는 처분에 불복해 소청심사를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그 해 말 소송을 제기했다.
나 전 기획관은 현재 대기발령 상태인데 강등이 확정되면 직급이 고위공무원(2급 이상)에서 부이사관(3급)으로 한 단계 낮아진다. 직무는 3개월 뒤에 결정될 것으로 보이나 그의 복직 소식이 알려진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재파면을 요구하는 글이 올라오는 등 국민적 공분이 여전한 상황임을 감안할 때 자진 사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신 나 전 기획관은 파면 이후 강등 처분 직전까지 급여를 받고, 퇴직수당도 수령할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인사처 처분을 수용할지, 재심사를 청구할지 조만간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