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의 한 어촌마을에서 일어난 농약고등어추어탕 사건의 피의자를 신속히 검거한 형사가 1계급 특진했다.
포항남부경찰서는 2일 포항 어촌마을 공동취사장에서 발생한 음식물 농약투여 사건의 피의자를 검거한 박준모(37) 순경이 경장으로 1계급 특진했다고 밝혔다.
박준모 경장은 포항에서 고등어 농약추어탕 사건이 일어난 지난달 21일 가족과 집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이었으나 범인을 잡기 위해 휴무까지 반납하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는 동료들과 함께 마을 공동취사장 주변에서 폐쇄회로(CC)TV 2대를 입수, 유력한 용의자를 찾아냈지만 화면이 선명하지 않아 단정할 수 없었다. 박경장은 CCTV에서 범행 현장과 가장 가까이 주차된 차량을 발견, 블랙박스를 얻기 위해 동네를 다니며 차 주인을 수소문했다.
그는 마을에는 차량 소유자가 없자 주변 도로에 설치된 CCTV 7대를 모두 가져와 분석하기 시작했다. 녹화된 화면을 5시간 넘게 돌려 본 박경장은 차량번호를 찾아냈고 차량 주인이 살고 있는 대구까지 가서 전 마을 부녀회장이 취사장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찍힌 블랙박스를 구했다.
추어탕에 농약을 넣은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마을 전 부녀회장 A(68)씨는 검거 당시 소리를 지르며 부인했지만 블랙박스와 CCTV에 범행 모습이 찍힌 사실에 결국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남부경찰서 박종옥 형사과장은 “블랙박스 영상을 구하지 못했다면 자칫 이번 사건은 장기 미제로 남았을 것이다”며 “박준모 형사가 늦은 나이에 경찰에 입문했지만 가장 열심히 뛰고 꼼꼼하게 수사해 동료들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승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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