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다시 법정에서 자신의 트윗에 발목을 잡힐 처지에 놓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과거 관계를 맺었고 대선 기간에 입막음을 강요 당했다고 주장하는 성인영화배우 스토미 대니얼스(본명 스테파니 클리포드)는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을 뉴욕 남부지구 지방법원에 고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남긴 트윗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다.
대니얼스의 변호사 마이클 애버나티는 이날 트위터에 자신의 고객인 대니얼스가 “무책임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트윗”을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을 고발했다고 공개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11일 대니얼스가 법정에 제출한 자신을 위협한 남자의 얼굴 스케치를 “존재하지 않는 남성 그림”이라며 “완전한 사기”라고 주장한 데에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범인의 얼굴 스케치를 대니얼스의 전 남편 얼굴과 비교하며 조작이라고 주장하는 트윗을 공유하기도 했다.
애버나티는 고소장을 통해 “트럼프의 주장(트윗)은 클리포드(대니얼스)의 2011년 위협 사건에 대한 증언의 진실성을 거짓으로 공격하고 있다”라며 “트럼프가 그가 거느린 국내외 수백만의 수용자(트위터 팔로어)를 이용해 클리포드의 명예를 훼손하는 거짓 주장을 폈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이후 대니얼스가 더 많은 위협을 받았으며 신변 보호를 위한 경호원 고용을 늘려야 했다”며 7만5,000달러 피해 보상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청구했다.
대니얼스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관계를 맺었으며, 대선 기간 트럼프 대통령의 법률 대리인 역할을 한 변호사 마이클 코언이 13만달러를 대가로 침묵을 강요하는 계약을 맺었으나 이 계약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대니얼스는 CBS방송의 ‘60분’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 남성이 라스베이거스 주차장에서 “트럼프를 내버려둬라”라며 자신을 위협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법원에서 재판의 근거로 종종 사용된 바 있는데 대부분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와는 반대 결과를 낳았다. 2017년 2월 미국 연방법원은 이른바 ‘반이민 행정명령’이라 불리는 명령의 효력을 중단하면서 무슬림 입국 금지가 목적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근거로 삼았다. 10월에도 법원은 성전환자 군복무 금지 조치가 연구를 위한 임시 조치에 불과하다는 정부의 주장을 부정했는데, 이 때도 “성전환자는 어떤 형태로도 미군에 복무할 수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근거가 됐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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