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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전설’ 웨버 70세… 들썩이는 세계 뮤지컬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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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전설’ 웨버 70세… 들썩이는 세계 뮤지컬계

입력
2018.05.01 04:4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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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츠’ 등 대표곡 모은 콘서트

2일 한국 시작으로 전세계 개최

배우 라민 카림루ㆍ애나 오번

콘서트 참가 위해 한국 찾아

김소현 등 국내 스타도 무대에

앤드류 로이드 웨버 작품 출연진들과 웨버(가운데). 2017년 2월 브로드웨이에서 4편의 작품을 동시에 올리는 작가 기록을 두 번째로 세워서 찍은 기념 사진. 클립서비스 제공
앤드류 로이드 웨버 작품 출연진들과 웨버(가운데). 2017년 2월 브로드웨이에서 4편의 작품을 동시에 올리는 작가 기록을 두 번째로 세워서 찍은 기념 사진. 클립서비스 제공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만 들어봐도 알 수 있어요. 그는 정말 천재예요. ‘선셋 블러바드’ ‘캣츠’ ‘스쿨 오브 락’ 등 이토록 다양한 작품에서 여러 장르의 노래를 들려줄 수 있는 작곡가는 흔치 않은 것 같아요.” (호주 뮤지컬 배우 애나 오번)

뮤지컬을 한 번도 안 본 사람일지라도 이 사람이 작곡한 노래는 반드시 들어봤을 것이라는 작곡가. 영국이 낳은 뮤지컬 음악의 거장 앤드류 로이드 웨버(70)다. ‘지저스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캣츠’ ‘오페라의 유령’ ‘스쿨 오브 락’ ‘에비타’ 등 그가 작곡한 수많은 뮤지컬 음악이 두 세기에 걸쳐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 그는 6월 10일 열리는 제72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평생공로상을 받는다. 브로드웨이 리그(미국 공연 프로듀서와 극장주들의 모임)의 대표인 샤롯 마틴은 “웨버가 세계의 극장 공동체와, 극장 교육에 끼친 문화적 영향은 측정할 수 없을 만큼 크다”고 말했다.

올해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웨버가 70세를 맞이하는 해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그의 70세를 축하하는 콘서트 등이 열린다. 지난해 웨버는 ‘선셋 블러바드’가 ‘스쿨오브락’ ‘캣츠’ ‘오페라의 유령’과 함께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면서 4편의 작품을 동시에 올리는 두 번째 작곡가가 됐다. 그의 수상 기록은 이미 셀 수 없을 정도다. 웨버는 작곡가이자 프로듀서로 토니상 7번, 올리비에상 7번을 비롯해 골든글로브와 오스카상, 그래미상 등을 받았다.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와 미국뉴욕 브로드웨이를 가로지르고, 뮤지컬과 영화, 대중음악에서도 재능을 발휘한 결과다. 1997년에는 영국에서 종신작위도 수여 받았다.

전세계 뮤지컬 산업을 움직이는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 그는 극장 7개를 소유한 극장주이기도 하다. 블루스테이지 제공
전세계 뮤지컬 산업을 움직이는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 그는 극장 7개를 소유한 극장주이기도 하다. 블루스테이지 제공

7세에 작곡 시작한 “천재” 웨버

웨버는 연극배우였던 숙모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뮤지컬에 관심을 두게 됐다. 1965년 친한 친구였던 팀 라이스의 가사에 곡을 붙인 음악극 ‘더 라이크 오브 유’를 만들었다. 17세였다. 성서에 등장하는 요셉과 형제들을 다룬 ‘요셉과 놀라운 색동옷’은 학예회를 위해 1968년에 작곡한 음악극이다. 자신감이 붙은 웨버와 라이스는 본격적으로 뮤지컬 작품에 뛰어들었다. 록 오페라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1970년 세상에 나와 흥행에 성공했다. 이 뮤지컬의 음반은 당시 미국에서만 150만장 이상이 팔렸다. 두 사람은 1976년 ‘에비타’를 발표했다. 작품, 작곡, 작사, 감독 등 토니상 7개 부문 상을 휩쓸었다. 1981년 발표된 ‘캣츠’도 그의 대표작으로 빼놓을 수 없다.

무엇보다 그의 전성기는 런던 허 마제스티 극장에서 1986년 초연한 ‘오페라의 유령’이 가져다 줬다. 지금까지 1억 8,000만명의 관객이 관람했다. 미국 브로드웨이 최장기 공연으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2001년 초연 후 누적관객이 100만명에 이른다. 17년 동안 ‘오페라의 유령’은 한국에서 4차례 공연됐다.

웨버 음악의 힘은 생생한 멜로디와 드라마틱한 무대를 살려주는 데서 나온다. 그는 로큰롤과 클래식 음악처럼 동떨어진 장르를 조화롭게 다루는 데도 능하다.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뮤지컬 배우 라민 카림루(40)는 “팝, 컨트리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작곡가”라며 “단순한 멜로디로 들릴 수도 있지만 작품에 녹아 드는 음악은 정말 아름답고 풍요롭게 펼쳐져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고 말했다. 30년이 넘게 공연되고 있는 그의 작품은 30년 전 관객들이 자녀의 손을 이끌고 극장을 찾게 한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70세를 기념하는 콘서트를 위해 한국을 찾은 뮤지컬 배우 애나 오번(왼쪽)과 라민 카림루. 두 사람은 '오페라의 유령'과 '러브 네버 다이즈'에서 주인공 팬텀과 크리스틴을 맡았다. 블루스테이지 제공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70세를 기념하는 콘서트를 위해 한국을 찾은 뮤지컬 배우 애나 오번(왼쪽)과 라민 카림루. 두 사람은 '오페라의 유령'과 '러브 네버 다이즈'에서 주인공 팬텀과 크리스틴을 맡았다. 블루스테이지 제공

‘앤드류 로이드 웨버 70세 기념 콘서트’

앤드류 로이드 웨버 기념콘서트는 1998년 웨버 탄생 50주년을 맞아 개최된 로열 알버트홀 콘서트 이후 10년마다 한 번씩 무대에 올려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갈라 콘서트다. 사라 브라이트만, 스티브 발사모, 일레인 페이지, 안토니오 반데라스 등 유명 뮤지컬 스타들이 무대 위에서 웨버의 대표곡을 선사해 왔다. 올해에는 70주년을 맞아 영국, 미국, 호주, 일본 등 전세계에서 개최된다. 그 시작이 한국이다. 2일 웨버의 대표적 뮤지컬 명곡 25곡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뮤직 오브 앤드류 로이드 웨버 콘서트’와 4~6일 ‘오페라의 유령’ 전곡을 갈라콘서트 형식으로 들려주는 콘서트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다.

뮤지컬 배우 라민 카림루와 애나 오번(33)이 이 콘서트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두 사람은 웨버와의 인연이 깊다. 2003년 ‘오페라의 유령’에서 라울 역으로 데뷔한 카림루는 28세에 최연소 팬텀을 연기했다. 최초의 뮤지컬 속편인 ‘오페라의 유령’ 후속, ‘러브 네버 다이즈’ 초연에서도 카림루가 팬텀을 맡았다. 이 뮤지컬의 대표 넘버인 ‘틸 아이 히어 유 싱’을 비롯해 웨버는 카림루로부터 팬텀에 대한 영감을 많이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번은 2011년 ‘러브 네버 다이즈’의 호주 공연에서 크리스틴을 연기했다. 그후 오번은 웨버의 지목을 받아 웨스트엔드 ‘오페라의 유령’ 무대에 데뷔했다. 오번은 영화 버전 ‘러브 네버 다이즈’(2012)에서도 크리스틴을 맡았다. 이 두 사람과 함께 뮤지컬 배우 마이클 리가 ‘오페라의 유령’ 갈라 콘서트를 선보인다. 오번은 “모든 뮤지컬 음악이 캐릭터를 이해해야 그 모습을 잘 보여줄 수 있지만 웨버의 음악은 거기에 한 가지가 더 필요하다”며 “노래가 가진 큰 의미를 관객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음악에 대한 열정이 가장 큰 요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웨버의 대표곡들을 만날 수 있는 ‘뮤직 오브 앤드류 로이드 웨버’ 콘서트에는 한국의 뮤지컬 스타들도 무대에 오른다. 한국 최초의 크리스틴 김소현과 에비타를 연기했던 정선아, ‘캣츠’로 유명한 브래드 리틀 등이 참여한다.

웨버의 초기작부터 최근작품까지 대표 넘버 39곡을 엄선해 수록한 음악 모음집도 최근 발매됐다. 세계적 팝스타 비욘세와 라나 델 레이가 부른 곡도 수록돼 있다. 웨버가 자신의 인생과 대표작품의 제작 뒷이야기를 담은 첫 자서전 ‘언마스크드’도 지난 7일 발간했다. 웨버 콘서트 홍보를 담당하는 클립서비스에 따르면 웨버는 자서전을 낸 뒤 “가장 가깝고, 가장 사랑하는, ‘네 방식대로 네 이야기를 하라’는 호소에 대한 결과였다”고 했다. 깐깐할 것으로 여겨지는 거장은 두꺼운 책 두께에 대해 “저는 이처럼 지루한 사람에 대해 장황하게 쓸 수도 있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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