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 “제3국보다 대표성 띤 곳 아니냐”
일각선 “문 대통령 설득으로 검토” 해석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 중 열릴 것으로 보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 후보지의 하나로 판문점을 직접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개최 장소와 관련, 구체적인 장소를 특정해서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많은 나라들이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고려되고 있지만, 남한과 북한의 접경 지역인 (판문점 내) 평화의집/자유의집이 제3국보다는 더 대표성 있고, 중요하며, 지속 가능한 장소이겠지요?”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냥 물어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평화의집과 자유의집은 모두 판문점 남측 지역에 있는 곳들로, 평화의 집은 지난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을 가졌던 곳이기도 하다.
그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개최 후보지로 “잠재적으로 5곳을 골랐다”(4월 17일), “2개 나라로까지 좁혀졌다”(4월 27일) 등과 같이 발언했을 뿐, 해당 지역들이 어디인지에 대해선 함구해 왔다. 이와 관련, 국내외 주요 언론들에서는 스위스 제네바와 싱가포르, 몽골 울란바토르, 스웨덴 스톡홀름, 괌 등이 후보지로 추정돼 왔다. 일각에서는 판문점도 거론됐지만, 한국전쟁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 곳을 북한이 ‘미국의 항복 서명을 받아낸 곳’이라는 승리의 상징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낮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을 전격적으로 언급함에 따라 ‘분단의 상징’이었던 이 곳이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까지 열리는 역사적 장소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만약 판문점이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최종 낙점되고 여기서 ‘북한 비핵화’로 나아가는 실질적인 진전이 도출될 경우, ‘평화의 상징’으로 거듭날 수도 있다. 특히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실제로 만남을 갖게 되고, 대화가 급진전돼 문 대통령이 합류하게 될 경우 남ㆍ북ㆍ미 3자 정상회담이 전격 개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워싱턴 외교가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8일 문 대통령과 통화를 한 뒤 애초 구상에서 배제했던 판문점을 적극 검토하게 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의 모멘텀을 이어가자는 취지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판문점을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추천하고 설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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