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공천 반발, 당대표실 찾아와
추미애 대표 국회 밖으로 피신
더불어민주당의 6ㆍ13 지방선거 기초단체장 공천에서 낙마한 예비후보가 당의 전략공천 결정에 반발하며 자해를 시도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민주당 지도부는 30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 중랑구청장 후보로 류경기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 전략공천을 확정 지었다. 그 결과 함께 예비후보로 등록한 강상만 변호사와 성백진 서울시의원은 공천에서 탈락하게 됐다.
공천 탈락 소식을 접한 성 의원은 이날 국회 민주당 대표실을 찾아 거세게 항의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남북 정상회담 결과 보고가 끝나고 낮 12시쯤 추 대표가 대표실 밖으로 나오자 성 의원은 주머니에 있던 문구용 커터칼을 꺼내 자해를 시도하려 했다. 그는 추 대표를 향해 “류경기 전 부시장이 뭘 했다고 전략공천을 해주냐. 23년간 당에 헌신한 나는 뭐냐”고 소리치며 경선 보장을 요구했다.
지켜보던 방호원이 성 의원에게서 칼을 빼앗았고, 추 대표는 국회 밖으로 피신했다. 성 의원은 이후에도 “칼이 하나 더 있다”며 한동안 소란을 피우다 결국 방호원에게 제압돼 끌려나갔다. 민주당 관계자는 “성 후보가 다른 사람을 위협하거나 해치려 한 건 아니다”라며 “성 후보 일행을 경찰에 인계하지 않고 귀가시켰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지난 1월 광역단체장 후보뿐 아니라 기초단체장 후보도 전략공천할 수 있도록 당규를 변경하면서 경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낙마한 예비후보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성 의원처럼 전략공천에 밀린 김태균 민주당 서울 중구청장 예비후보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가장 공정해야 할 공천심사가 역대 최악의 비민주적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항의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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