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 경기에 ‘적신호’가 커졌다. 자동차ㆍ조선 등 전통 제조업 부진으로 전산업 생산이 2개월 연속 뒷걸음질 쳤다. 더구나 미래 경기에 영향을 미칠 설비ㆍ건설 투자도 나란히 고개를 숙였다. 생산 능력 대비 실적을 나타내는 제조업 가동률도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통계청의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2% 감소했다. 2월 0.2% 감소한 데 이어 2개월 연속 주춤하는 모양새다. 감소폭도 2016년 1월(-1.2%) 이후 26개월 만에 가장 컸다.
전산업 생산 지표의 악화는 광공업 생산(-2.5%)의 후퇴 때문이다. 반도체(1.2%)는 ‘나홀로’ 호조세를 이어간 반면, 자동차는 수출 회복 부진으로 완성차와 부품 생산이 줄어 3.7% 감소했다. 더구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2.5%나 줄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조선업 불황으로 기계장비도 전월 대비 4.3% 줄었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국내 기업이 자동차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곳이 북미 지역인데 최근 미국 수출이 좋지 않다”면서 “자동차 수출이 부진해 부품 산업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0.3%로 1.8%포인트 하락했다. 공장 10개 중 3개는 ‘개점 휴업’상태인 셈이다. 이는 3월 기준으로 보면 2009년 3월(69.9%) 이후 최저치다.
설비ㆍ건설 투자도 동반 하락했다. 설비 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 수입이 다소 줄면서 7.8% 감소했다. 실제 시공이 이뤄진 실적을 뜻하는 건설 기성도 최근 주택과 사무실 수주가 쪼그라들면서 4.5% 줄었다.
다행히 서비스업 생산이나 소매판매는 야외활동 증가와 중국인 관광객 규모 회복 등에 힘입어 증가세를 보였다. 서비스업생산은 전월보다 0.4% 증가했다. 금융ㆍ보험(-1.8%)은 감소한 반면, 도소매(1.3%) 숙박ㆍ음식점(4.8%)이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숙박ㆍ음식점업은 지난해 3월부터 4월과 9월을 제외하곤 1년간 감소세가 계속되다 모처럼 큰 폭으로 반등했다.
소매판매도 전월과 비교하면 2.7%,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하면서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화장품 등 비내구재 소비는 1년 전보다 2.7% 늘었고, 업태별로는 면세점 판매가 59.1%나 증가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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