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떠한 캐릭터를 연기해도 그만의 독특한 개성이 느껴지는 배우가 있다. 예지원은 SBS '키스 먼저 할까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예지원은 '키스 먼저 할까요'에서 황인우(김성수 분)와 함께 언제나 신혼처럼 달콤한 부부 생활을 하는 이미라를 연기했다. 그는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아쉽다. 상실감이 있다"며 드라마가 끝난 속내를 전했다.
예지원은 이번 드라마에서 폴댄스, 꽃꽂이, 요가 등의 일상을 비롯해 패션까지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했다. 존엄사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는 가운데 이미라의 장면은 한숨 쉬어갈 수 있는 타임이었다. 그는 "폴댄스도 하고 춤도 추고 활쏘기까지 했다. 이렇게까지 해도 되나 걱정이 됐는데 이야기 자체가 무거우니까 내 장면으로 오면 쉼표 같았다. 숨을 쉬어가는, 약간 광고 같은 시간이 된 것 같다. 그래서 잘 넘어간 것 같다"고 했다.
평소에도 항상 무언가를 배우고, 움직이며 산 덕분에 드라마 속에서도 다양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었다. 예지원은 "작품을 안 할 때는 더 많이 움직인다. 그렇게 하면 체력이 올라간다. 체력이 컨디션과 직결되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운동을 하고 있다"며 "명상을 하는 운동도 많이 한다. 다음 작품도 해야하고 현실로 돌아와야 하는데 요가, 물구나무서기 같은 걸 하면 많이 비워진다. 워낙 몰입하기 때문에 빨리 비우지 않으면 큰일난다. 작품이 끝나면 상실감이 크지만 빨리 비워내는 법도 배웠다"고 말했다.
특히 그가 이번 작품에서 크게 신경을 쓴 부분은 바로 패션이다. 캐릭터를 드러내주는 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예지원은 "발로 엄청 뛰어다녔다. 패션에 대해 잘 모르고 평상시에는 쇼핑도 거의 안 하는데 '또 오해영' 때부터 간간이 찾아보기 시작했다"며 "욕을 하는 장면을 연기할 때도 일부러 더 옷에 색감을 줬다"고 했다.

'키스 먼저 할까요'는 중년 멜로라는 타이틀을 내세우면서 꽤 살아본 어른들의 서툰 사랑을 다뤘다. 예지원은 "과감한 시도였는데 이 드라마가 잘 돼서 앞으로 그런 드라마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년의 좋은 배우들이 진짜 많다. 한국 배우들이 훈련도 잘 돼 있다. 체력도 좋고 머리도 좋다"며 "그런 드라마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예지원은 또 "'키스 먼저 할까요'라는 제목을 듣고 빵 터졌다. 그런데 그보다는 중년 이야기라는 게 신기했다. 과감한 시도이지 않나.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설렜다"며 "반응이 생각보다 좋아서 이런 드라마가 계속 만들어지겠구나 싶었다"고 했다.
예지원은 이미라를 연기하면서 자신의 현재를 돌아보는 시간도 가졌다. 그는 "위기감을 느꼈다. 일이 재미있고 그 덕에 많은 걸 누리고 있다. 일이 재밌고 배우는 게 많으니까 친구들을 만날 시간도 없고 연애할 시간도 사실 없었다. 결혼에 관한 이야기인데 내가 연인으로서 몇 점일까 싶었다"며 "상대를 얼만큼 받아줄 수 있으며 얼만큼 포기하고 희생할 수 있을까 싶었다"고 연애와 결혼에 관한 생각을 털어놨다.
이어 "결혼을 하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앞으로는 많이 생각해봐야 될 것 같다"며 "결혼한 친구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하더라. 시간도 할애해야 하고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또 "내가 배우를 오래 했다. 사람들은 장점이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선입견도 있고 환상을 가지지 않나"라고 연애를 어렵게 생각하는 이유를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만나는 사람은 없다. 소개팅을 싫어했는데 마음을 고쳐먹어야겠다. 올해부터 해봐야겠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예지원은 이번 드라마를 마치고 느낀 점을 말하면서 "첫째는 위로가 돼서 좋았다. 감독님의 훌륭한 편집, 작가님의 역할에 대한 배려, 모든 배우들이 다 너무 잘 받아줘서 큰 감사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한국이 경쟁 사회라 그런지 일에 치여서 저처럼 때를 놓치지 마시길 바란다. 좋은 사람과 데이트도 많이 하는 것, 결혼도 중요한 것 같다"며 "중요한 걸 놓치고 산 것 같다"고 당부를 덧붙였다.
권수빈 기자 ppb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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