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40만명 방문 힘입어 15억弗
개별 관광객 늘며 편의점도 활기
사드 배치로 경색된 한국과 중국 관계가 개선되면서 유통업계도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 이후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1년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고 이에 따라 지난달 국내 면세점 매출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편의점에서 중국인의 결제 건수도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3월 방한 중국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8% 늘어난 40만3,000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3월 사드 이슈로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한 이후 줄곧 이어지던 감소세에서 처음으로 벗어난 것이다. 월 기준으로도 최근 1년 사이 가장 많은 중국인이 입국했다. 중국 단체 관광이 아직 일부 지역에서만 허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개별 관광객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국내 면세점 매출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3월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은 15억6,009만달러(약 1조6,677억원)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기록한 9억3,194만달러(9,900억원)보다 67.4%나 늘었다. 이는 사상 최대 매출(13억8,006만달러)을 기록한 지난 1월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보따리상을 포함한 개별 관광객의 면세점 구매액이 많이 늘어난 결과다.
하지만 면세점은 단체 관광객의 비중이 절대적이어서 아직 개별 관광객의 증가를 체감하진 못하고 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개별 관광객이나 보따리상의 1인당 면세점 구매액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크게 늘었는데 중국 단체 관광객이 늘지 않아 사드 훈풍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진 않다”라고 말했다.
중국인 개별 관광객의 증가가 수치로 뚜렷이 드러나고 있는 곳은 편의점이다. 편의점 CU(씨유)에 따르면 올해 1분기 CU에서 중국인들이 사용하는 은련카드ㆍ알리페이의 결제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5% 증가했다.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 관광 상품 판매를 금지하면서 지난해 4~8월 국내 편의점의 은련카드ㆍ알리페이 결제 건수가 급감했는데, 최근 한ㆍ중 관계가 개선되면서 중국 관광객의 편의점 이용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CU에서 결제된 은련카드ㆍ알리페이 건수는 올 1월 전년 대비 16.0%, 2월 32.9%로 조금씩 증가세를 보이다 본격적인 사드 해빙 조짐이 나타난 3월엔 247%까지 증가했다. 4월 1일부터 22일까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5.2배(516.1%) 증가했다. CU 관계자는 “공항, 도심, 관광지 등에 있는 편의점이 중국인 관광객들의 유입 조짐을 감지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은련카드ㆍ알리페이 결제 건수를 통해 중국인 개별 관광객이 최근 들어 많이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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