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시범사업 결과 발표
중증환자 진료비도 20%나 절감
3개월 예약 대기, 3시간 진료 대기, 3분 진료. 상급종합병원을 찾은 환자들의 가장 큰 불만이다. 짧은 진료시간을 개선하고자 서울대병원에서 15분간 외래진료를 하는 ‘심층진찰’ 시범사업을 실시한 결과 환자와 의사 모두 만족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질환자는 총진료비가 최대 20% 절감되는 효과도 있었다.
30일 서울대병원이 발표한 ‘심층진찰료 시범사업’ 결과에 따르면, ‘진료시간에 만족한다’는 심층진료군은 92%(254명)에 달해 대조군(71%ㆍ99명)의 만족도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지난해 10~12월 사이 서울대병원의 심층진찰 시범사업으로 내원한 환자 274명과 일반 진료를 받는 대조군 1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심층진찰을 받은 환자들은 외래진료 자체에 대한 만족도도 대조군보다 높았다. 심층진료군은 10점 만점에 9.04점, 대조군은 7.65점으로 1.39점의 차이가 있었다. 문진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면서 내과계 환자는 진단의학 검사 개수가 심층진찰군(3.9개)이 대조군(7.53개)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지는 등 의료 이용량이 줄어드는 경향도 나타났다.
이에 따라 총 진료비 역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급여, 비급여, 검사비, 약제비 등을 모두 포함했을 때 심층진료군의 총 진료비는 평균 22만52원으로 대조군(24만2,862원)보다 약 9.2% 낮았다. 특히 중증질환의 경우 심층진료군(34만1,733원)이 대조군(43만9,166원)보다 진료비가 22.1% 더 적어 중증질환자들이 15분 진료를 받을 때 건강보험 재정절감 효과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1회 진찰 시 일반 환자 진찰료는 1만8,800원(본인부담률 100%), 심층 진찰료는 9만3,980원(본인부담률 25%)중 본인부담 2만3,495원이다.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한 후 상태가 심각하지 않거나 호전된 환자를 동네 병ㆍ의원과 같은 1차 의료기관으로 돌려보내는 회송 비율도 심층진료군(44.4%)이 대조군(39.1%)보다 높았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의료보건사업단장은 “심층진료 사업은 상급종합병원이 중증 및 희귀질환자를 대상으로 고도화된 진료에 집중하고 경증환자를 지역사회로 적극적으로 회송함으로써 의료전달체계 정상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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