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내달 2일 북한을 방문한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비핵화 방안과 대북 지원 문제 등을 협의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왕 국무위원이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초청으로 내달 2~3일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루 대변인은 그러나 구체적인 의제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면담 여부 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왕 국무위원의 방북은 남북정상회담에서 ‘판문점 선언’이 발표되면서 한반도 비핵화 논의가 본궤도에 오르기 시작한 직후여서 주목된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 간 의견 교환과 함께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 과정에서 남ㆍ북ㆍ미ㆍ중 4자회담을 비롯해 중국이 배제돼선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완화를 포함한 대북 지원 및 경제협력 활성화 문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시기에 대한 조율도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왕 국무위원의 방북은 특히 북한이 북미정상회담에 앞선 시 주석의 방북 의사를 거부했다는 외신보도가 나온 상황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북한이 중국을 배려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중국 역시 문재인 대통령과 시 주석의 통화를 미루면서 남북에 대해 균형있는 외교를 펼친다는 메시지를 주는 의미도 있어 보인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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