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김동원(49ㆍ구속기소)씨 측으로부터 500만원을 건네 받은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전 보좌관 한모(49)씨가 30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15시간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김씨가 경찰에 진술하는 내용에 따라 베일에 싸여있던 금전거래 실체와 김 의원의 연루 여부가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9시 33분 서울 중랑구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한 한씨는 “성실하게, 사실대로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드루킹 측에게 받은 500만원이 청탁의 대가인지, 돈 거래가 김 의원에게 보고됐는지, 왜 드루킹 구속 뒤에 돈을 돌려줬는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경찰에서 사실대로 진술하겠다”는 대답으로 일관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한씨는 다음날 0시 28분까지 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
경찰은 이날 조사에서 한씨가 지난해 9월 ‘드루킹’ 김씨의 최측근 김모(49. 필명 성원)씨로부터 500만원을 받은 경위와 성격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했다. 이들은 단순 채무관계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돈이 통장이 아닌 작은 상자에 담긴 채 건네졌고 차용증도 작성하지 않아 경찰은 단순 채권채무 관계에 의한 것일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앞서 ‘성원’ 김씨가 “빌려준 돈이다. (한씨가) 먼저 빌려달라고 한 건 아니고 나중에 빌린 걸로 정리하기로 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반환 경위 등도 수사의 핵심 쟁점 중 하나다.
현재 한씨에게 전용된 혐의는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이지만 한씨가 드루킹측의 오사카 총영사, 청와대 행정관 인사 청탁을 대가로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날 경우 뇌물죄도 추가 적용될 수 있다. 경찰은 한씨의 진술을 면밀히 분석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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