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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핵포기 방식, 리비아와 똑같을 필요 없지만 구체적 증거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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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핵포기 방식, 리비아와 똑같을 필요 없지만 구체적 증거 있어야”

입력
2018.04.30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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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모델 염두에 두고 있지만 북한과 차이” 다른 접근법 시사

“리비아 핵 프로그램은 훨씬 작아”

“김 위원장이 어떤 아이디어 갖고 있을지도…얘기 들어봐야”

빠른 핵폐기 행동과 미국 주도 검증 강조

존 볼턴 미 국가안보보좌관. 로이터 연합뉴스
존 볼턴 미 국가안보보좌관. 로이터 연합뉴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9일(현지시간) 북한의 비핵화 방식과 관련해 “핵 포기의 전략적 결정을 드러내는 방식이 리비아와 똑 같을 필요는 없다”며 “하지만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어떤 것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CBS 방송에 출연해 “아마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아이디어를 갖고 있을지 모른다. 우리가 얘기를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우리는 2003~2004년 리비아 모델에 대해 많이 염두에 두고 있지만 (북한과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며 "리비아의 프로그램은 (북한보다) 훨씬 더 작았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우리가 한 합의였다”며 다른 접근법을 시사했다.

지난 9일 취임한 그는 오래 전부터 '선(先) 핵 폐기, 후(後) 관계 정상화' 방식인 리비아식 북핵 해법을 주장해 왔다. 하지만 핵개발 초기 단계였던 리비아와 달리 북한은 핵무기 완성 단계라는 점에서 리비아 모델을 참고하되 북한이 제안하는 방식을 절충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볼턴 보좌관은 다만 리비아 사례처럼 빠른 핵 폐기 조치와 검증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전략적인 결정을 했다는 것을 증명함으로써 그들은 빠르게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며 "리비아 사례가 이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빠르게의 의미가 올해 말까지냐’는 물음에는 "글쎄요. 우선 얼마나 해체해야 하는지부터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회담에 드라이버 세트를 갖고 가서 다음날부터 분해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는 “따라서 그들의 핵무기 프로그램과 관련된 모든 것을 국제적인 완벽한 검증과 완전히 공개하는 것, 그리고 리비아처럼 미국과 다른 조사관들이 검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CBS 방송에서도 “리비아의 경우 어떤 측면에서 다른 상황이었는데, 협상은 공개되지 않은 채 비공식적으로 진행됐다”며 “하지만 리비아가 우리의 의구심을 풀게 했던 한 가지는 그들이 미국과 영국의 조사관들을 모든 핵 관련 시설에 접근하도록 허용했던 점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검증을 통해 북한의 핵 폐기를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 증거가 있어야 제재 완화나 체제 보장 등 대가가 제공될 수 있다는 뜻을 보였다. 그는 ‘미국의 불가침 약속 시 모든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불가침 보장을 해줄 것이냐’는 질문에 “앞으로 논의해야 할 부분"이라면서 "우리는 북한으로부터 비슷한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우리가 기회를 추구하는 데 있어 긍정적이어야 하지만, 어떤 구체적인 증거를 볼 때까지 수사(말)에 회의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북미정상회담 날짜와 장소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 중"이라며 "대통령은 가능한 한 빨리 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정확한 변수를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북한의 핵 보유 또는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모르겠다"고 부인했다. 또 비핵화와 미군의 한반도 전략자산 전개를 연계하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우리는 분명히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며 "나는 판문점 선언을 일련의 남북 간 이전 합의의 맥락에서 검토하고 있다. 1992년 남북한 공동선언을 보면 북한이 비핵화라고 말했을 때 그것은 남북한에 대한 것을 의미했다”고 선을 그었다.

'슈퍼 매파'로 불리는 볼턴 보좌관은 지난해 9월 방송에 출연해 북한 정권 교체를 주장한 것을 비롯해 자신의 대북 강경 발언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그는 "그때는 프리랜서로서 내 의견을 말하는 호사를 누렸다. 이제는 내가 할 일은 아니다. 나는 참모이고 의사 결정권자는 대통령이다"며 "나는 그런 금빛의 낡은 것들로 돌아가서 대통령의 현재 입장과 비교함으로써 해결될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7일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에 대해서는 "나는 대통령이 역사적인 합의에 대한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가능성은 있다”며 “그러나 대통령이 반복해서 말했듯이 어떠한 합의가 없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실제로 회담을 열어 김정은이 무엇을 할 준비가 돼 있는지를 보기 전에는 알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는 비현실적인 시선을 갖고 있지 않다. 단지 말만으로는 아무도 동요하지 않는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은 성공적인 회담이 되도록 모든 것을 다하고 있다"며 "이것은 대통령이 예전에 한 말과는 다소 다른 것이지만, '만약 당신(김정은)이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진정한 전략적 결단을 내리게 된다면 우리는 아주 진지한 대화를 나누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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