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ㆍ도로 연결되면 표준시 통일 필수
“일본과의 관계 개선 의도” 분석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과 북의 표준시간을 통일하자고 제안하면서 북한의 표준시인 ‘평양시’는 제정 3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남북은 일제강점기 이후 동경 135를 기준으로 하는 표준시인 동경시를 사용했다. 그러나 북한은 2015년 8월 5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에서 광복 70주년인 2015년 8월 15일을 기점으로 동경 127.5도를 기준으로 하는 평양시를 사용하기로 결정, 현재까지 사용해왔다. 당시 북한은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조선의 표준시간을 빼앗았다”고 변경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집 대기실에도 서울시간과 평양시간을 가리키는 시계 2개가 걸렸고, 이를 본 김정은 위원장이 “가슴이 아팠다”며 표준시간 통일을 문 대통령에게 약속했다.
김 위원장의 남북 표준시 통일 제안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북한의 강력한 의지 표현이란 분석이 대체적이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29일 정부서울청사 로비에서 기자들과 만나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 빠른 속도로 (합의 사항을) 실행해 나가겠다는 그런 것(의지)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한다”고 평가했다.
앞서 북한의 평양시 사용으로 남북에 30분 시차가 생기면서 개성공단 출입경과 남북 민간교류 시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때문에 남북 간 철도ㆍ도로가 연결되면 표준시 사용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고려한 작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당초 평양시 도입 이유가 일본에 대한 거부감에서 시작됐던 만큼 일본과의 관계 개선 의도를 비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