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정세의 분수령이 될 북미정상회담 개최 공식 발표가 임박한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역사적 장소’가 될 개최지를 놓고 막판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오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개최 후보지가 2~3곳으로 좁혀졌다는 사실을 공개했는데, 외신들은 싱가포르와 몽골 울란바토르를 유력한 후보지로 예상하고 있다.
미 CNN 방송은 이날 정상회담 장소 선정 논의에 정통한 인사 2명을 인용, “최종 결론에 도달해봐야 알겠지만, 미국 행정부 관계자들은 싱가포르를 선호하고 있다”며 중국과 한반도는 중립적이지 않아 보인다는 이유로 배제됐다고 보도했다. 평양에 대사관을 둔 스웨덴이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유학 경험이 있는 스위스 등 유럽국가들도 배제된 것으로 보인다. CNN 방송은 북한의 노후한 항공기 사정이 유럽국가가 배제된 결정적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26일 뉴욕타임스(NYT)는 북미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열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싱가포르에서는 2015년 11월 중국과 대만의 역사적 첫 정상회담이 열린바 있는데, 싱가포르 역시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일본 산케이(産經) 신문은 “남중국해 문제 등이 산적한 가운데 (싱가포르가 회담개최로) 국제사회에 존재감을 보일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몽골 울란바토르도 회담 후보지에서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CNN은 “몽골 역시 선택지로 남아있다”며 “다만 싱가포르보다 외떨어진 지역이라는 게 문제”라고 보도했다.
한편 미국 정치 베팅사이트 ‘프레딕트 잇’에 따르면 28일 현재 회담 개최지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곳은 싱가포르(37%)다. 이어 몽골(30%), 비무장지대(DMZㆍ8%) 순이다. 다만 지난 26일 11% 로 점쳐졌던 몽골은 며칠 사이에 30%로 급상승했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개최지 관련 언급을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판문점이나 제주도 등을 언급했느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막판 세계 이목을 단숨에 집중시키기 위해 ‘평양 행’을 결정할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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