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4만개 넘고 성장 둔화에
늘어나는 커피 소비 맞춰 대응
PB커피 선보이고 공간도 조성
매출서 일반 편의점 크게 앞질러

국내 점포 수 4만개 돌파와 함께 성장이 둔화하고 있는 편의점 업계가 카페로 눈을 돌리고 있다. 커피 소비가 증가하면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장점으로 내세운 편의점 자체브랜드(PB) 원두커피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고 이와 함께 카페 같은 공간을 갖춘 편의점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카페형 편의점’을 가장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는 업체는 세븐일레븐이다. 세븐일레븐은 2014년 11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처음 카페형 편의점을 도입한 이후 현재 45곳을 운영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카페형 편의점은 평균 면적이 137.5㎡(41.6평)로 일반 편의점보다 2배가량 넓다. 일반 편의점의 협소한 취식 공간과 달리 평균 20여석 규모의 휴게ㆍ취식 공간이 마련돼 있고 점포에 따라 북카페, 스터디룸, 화장실, 안마기 등을 갖춘 곳도 있다. 다른 업체들도 속속 카페형 편의점을 내놓고 있다. 이마트24는 서울 충무로에 3층 규모의 카페형 매장을 연 데 이어 서초동 예술의전당 내에 음식을 섭취하며 청음장치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점포를 내놓았다.
카페형 편의점은 매출에서도 일반 편의점보다 앞선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올 3월까지 최근 1년간 카페형 편의점의 하루 평균 방문객 수는 일반 편의점보다 40.7% 많았고, 고객당 1회 구매 비용도 일반 편의점보다 50.6% 높았다. 카페형 편의점의 음식ㆍ즉석식품 매출 비중은 20.4%로 일반 편의점의 10%보다 두 배가량 높았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기존 편의점은 좁은 공간에 2,500개 안팎의 상품을 취급하며 상품 위주로 매장을 구성하다 보니 고객이 여유 있게 머무를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현실적으로 어려웠는데 카페형 편의점은 고객의 잠재 수요를 만족시키며 수익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차세대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좌석과 테이블을 갖추기 어려운 소형 매장은 커피머신을 갖추고 ‘테이크아웃 전문 카페’로 변신하고 있다. 커피 전문점보다 저렴한 가격인 1,000~1,200원에 아메리카노 커피를 즐길 수 있어 판매량도 점점 늘고 있다. GS25의 PB 원두커피인 ‘카페25’는 2015년 12월 첫 출시 후 올 2월 누적 판매량 1억잔을 돌파했다. 2016년 2,300만잔이 팔린 이 커피는 지난해 6,400만잔이 팔리며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GS25와 비슷한 시기에 PB 원두커피 ‘카페 겟’을 출시한 CU도 최근 이 커피의 누적 판매량이 1억잔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편의점 업계가 원두커피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커피 구매가 디저트 등 연관 제품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GS25의 디저트 상품 매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74.8%가 늘었고, 세븐일레븐도 디저트류 상품 판매량이 43.8% 증가했다. 정승인 세븐일레븐 대표이사는 “편의점은 이제 질적 성장을 위한 차별화 대형화 복합화가 필요한 시점인데 미래 지속 성장의 새로운 핵심 키워드로 카페형 편의점이 주목받고 있다”며 “카페형 편의점은 소비자의 기본 욕구인 다양한 먹거리와 편의를 모두 충족시킴으로써 점포의 경쟁력을 끌어올린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