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보스턴대 철학 교수, 데이트 성공 시 추가 점수 부여
“반드시 대면 데이트 신청하고 손잡기는 피할 것”
“로맨스 넘어선 인간 관계 규칙 알게 하려는 것”
‘문자 채팅이 아닌 대면 만남 원칙을 지킬 것, 술이나 신체 접촉은 피할 것..’
미국 보스턴대 학생들이 수업 중 가산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첫 데이트 하기’ 과제의 주의사항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은 20일(현지시간) 첫 데이트를 하면 수업 평가에서 가산점을 주는 보스턴대 케리 크로닌 철학과 교수의 ‘데이트 프로젝트’ 과제를 소개했다.
교내에서 ‘연애 교수’로 알려진 크로닌 교수는 12년 전 정규 수업의 일부로 데이트 교육을 도입한 뒤 최근에는 성공적으로 완수하면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특별 과제로 학생들에게 부과하고 있다.
이 과제는 언뜻 쉬워 보일 수 있지만 정해진 규칙을 따라야 한다. 대면 만남과 금주 원칙 외에 데이트 비용도 정해져 있다. 데이트를 신청한 사람이 지불하되 10달러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 데이트는 1시간 30분 내 끝내야 한다는 규칙도 있다. “누구든 3시간 이상 보면 흥미가 떨어진다”는 크로닌 교수의 지론 때문이다.
크로닌 교수가 데이트 교육을 고수하는 이유는 온라인 데이팅 앱을 통한 가벼운 만남을 선호하는 20대에게 진지한 관계 맺기의 중요성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그는 학생들이 이전 세대에 비해 관계 맺기에 소홀한 이유로 결혼 연령과 고등교육 비용 증가를 꼽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퓨 리서치 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1960년대 68%를 기록했던 20대 기혼율은 2008년 26%로 곤두박질쳤다. 초혼 연령도 눈에 띄게 높아졌다. 아울러 2016년 미국 대학 졸업생들은 평균적으로 3만7,000달러의 학자금 부채를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학생들이 사랑보다 취업에 우선순위를 둔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크로닌 교수가 가르치려는 것은 로맨스가 아닌 사회적 용기다. 학생들에게 데이트 신청부터 거절 혹은 승낙의 경험까지 기본적인 인간관계 규칙을 깨우치게 하기 위함이다. 크로닌 교수는 “학생들이 비슷한 또래 수천 명으로 둘러싸인 캠퍼스 내에서도 타인과 교류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다면 졸업 후에는 이런 기술을 배우는 것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 수업을 통해 모든 학생들이 영혼의 동반자를 만나라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물론 이 과제를 계기로 결혼에 골인한 학생도 있다. 2008년 크로닌 교수 수업 때문에 알고 지내던 남학생에게 데이트를 신청해 그와 2014년 결혼한 에리카 페나는 WP에 “데이트 프로젝트가 아니었다면 졸업식에서 우리는 서로 각자의 길을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솔 인턴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