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북측의 철통 경호도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은 27일 오전 9시 28분쯤 판문점 북측 판문각에서 나와 남측으로 향했다. 이 순간 12명의 경호원들이 나타나 김 위원장 주변에 ‘인의 장막’을 만들었다. 이들은 김 위원장과 군사분계선 앞에서 기다리던 문재인 대통령의 거리가 가까워지자 순식간에 사라졌다.
김 위원장이 오전 정상회담을 마친 뒤 북한 국장이 새겨진 벤츠 리무진 차량을 타고 북측으로 돌아가고 다시 남측으로 내려올 때도 경호원들이 철통 경호를 펼쳤다. 김 위원장이 차량에 탑승하자 김 위원장을 언제 어디서나 밀착 수행하는 경호책임자가 차량 문을 닫아주고 나서 김 위원장의 동선을 따라 먼저 달려갔고, 차량 주변에 미리 배치되어 있던 12명의 경호원이 가세해 차량을 에워싸 차량과 함께 뛰며 북측으로 돌아갔다.
경호원들은 하나같이 키가 크고 건장한 체격으로 흰색 와이셔츠에 푸른색 계열의 넥타이를 매고 검은색 양복을 입었다. 번호판이 없는 김 위원장 전용 차량은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할 때 열차에 싣고 가서 베이징에서 타고 다니던 차량으로 보인다.
북측 경호원들은 김 위원장의 행보에 앞서 집기를 소독하거나 안전상태를 체크했다. 방명록이 놓인 테이블 앞에 다가가 분무기로 의자에 소독약을 뿌리고 흰색 천으로 의자의 앉는 부분과 등받이, 목재로 된 팔걸이뿐 아니라 의자 다리까지 깨끗이 닦기도 했다. 또 소독약을 뿌려 방명록을 소독했고, 천으로 펜도 꼼꼼히 닦았다. 펜은 우리 측에서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드폰을 쓰고 검은색의 넓적한 사각형 판 모양의 장비를 방명록 테이블과 의자에 가져다 대기도 했다. 우리 측 경호 관계자는 북측 경호원이 폭발물이나 도청 장치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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