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발파 내용ㆍ시간 몰라” 증언
경찰, 안전조치 미흡 드러나면 처벌
근로자 3명의 목숨을 앗아간 강원 정선군 신동읍 한덕철광 신예미 광업소 매몰사고 원인이 인재였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수직으로 25m 거리의 상부와 하부 갱도에서 동시에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음에도 근로자들이 발파 내용과 발파 시간을 알지 못했다는 증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동부광산안전사무소는 27일 오전 현장을 방문, 사고원인 조사에 들어갔다. 갱내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들에게 발파 시간과 장소를 제대로 알렸는지, 안전지대로 대피하기 이전에 폭약을 터뜨렸는지가 핵심이다.
이 사고는 지난 26일 오후 3시56분쯤 신예미 광업소 525m 레벌 갱구에서 550m 지점으로 환기용 갱도를 뚫기 위해 수직 굴진 발파작업을 하던 중 일어났다.
당시 복층 형태인 갱도 상층부에서는 폭약 발파 작업이 이뤄졌고, 하층부에서는 14명이 철광석 채취 작업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폭발로 천장이 무너지면서 하층부에서 작업 중이던 진모(65)씨와 서모(64)씨, 심모(70)씨 등 3명이 숨지고, 이모(54)씨 등 3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도 화약 담당자가 작업자의 대피 상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다이너마이트 발파 버튼을 눌렀는지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특히 “상부 갱도에서 발파가 있었는지 몰랐다”는 작업 근로자들의 증언에 주목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매몰사고로 다친 근로자 3명의 건강상태가 회복되는 대로 사고 당시 상황을 조사할 것”이라며 “광업소 관계자들을 소환해 안전 조치 미흡 등의 과실이 있는지를 추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 발파를 주도한 광업소 관계자를 입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동부광산안전사무소 특별사법 경찰관은 광산안전법 위반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발파 과정에서 사인이 맞지 않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광산안전법상 발파작업 시 버튼을 누르기 전 주변 경계를 하고 작업자는 물론 갱도 안팎 근무자를 안전지대로 대피시켜야 한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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