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 언급 철도 관련주 급등

“북측과 철도가 연결되면 남북이 모두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문재인 대통령)
“평창 고속열차가 다 좋다고 하더라.”(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27일 남북 정상의 이러한 언급에 철도 시스템을 공급하는 푸른기술(30%)은 상한가로 치솟았다. 대호에이엘(13.62%)과 세명전기(5.65%) 등의 철도 관련주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날 남북 정상회담이 몰고 온 ‘봄바람’에 국내 금융 시장은 즉각 화답했다. 코스피는 한 달여 만에 장중 2,500선을 재돌파하며 상승세를 탔고, 원화는 6거래일 만에 강세로 돌아섰다. 남북 관계에 평화 모드가 조성되며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가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16.76포인트(0.68%) 오른 2,492.40으로 마감하며 지난달 22일(2,496.02) 이후 한 달여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장중에는 한 때 2,508.13까지 치솟기도 했다. 개인투자자와 외국인이 2,567억원과 1,471억원치의 주식을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지난 20일 이후 4거래일 동안 1조9,838억원을 팔아치우던 외국인은 전날부터 ‘사자’로 돌아서 이틀간 무려 3,181억원치의 주식을 쓸어 담았다. 코스닥도 7.10포인트(0.81%) 오른 886.49에 마감,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남북 간 경제 협력이 가시화할 것이란 기대감에 관련주가 일제히 올랐다. 신원(0.47%), 좋은사람들(0.75%), 제룡전기(2.72%) 같은 개성공단 입주기업 주가도 올랐다.
시장에선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국내 증시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지가 관심사다. 남북 긴장 완화에 이어 경제 협력이 가시화할 경우 이른바 ‘통일 증시’라는 큰 장이 설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위원은 “내달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까지 성공적으로 개최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낮추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동우 금융위원회 시장분석과장도 “이번 회담을 계기로 국내 증시가 낮게 평가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완화되면 장기적으로 외국인의 지속적인 투자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신중론도 없잖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위원은 “이번 정상회담이 당장 한국 증시의 추세적 변곡점을 만들어 줄 거란 확대 해석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4.3원 하락한 1,076.6원에 거래를 마치며 6거래일 만에 원화 강세로 돌아섰다. 위안화나 엔화, 홍콩 달러 등 주요 아시아 통화 모두 달러대비 하락했지만 원화만 강세를 보였다.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로 원화 수요가 많아질 것이란 기대감의 반영으로 풀이된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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