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수뇌들 두 정상에 상반된 인사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정상회담 전 양국 공식수행단과 만나면서 두 정상이 상대국의 군 수뇌부와 인사를 나누는 상황이 연출됐다. 북한군 수뇌부는 문 대통령에 거수경례를 했고 우리 측은 김 위원장에 악수로 인사를 대신했다.
정경두 합참의장(공군 대장)은 이날 정상회담 직전인 오전 9시 35분쯤 북한군 최고사령관인 김 위원장과 인사를 나눴다. 군 서열 1위인 정 의장은 정복을 입고 굳은 표정으로 거수경례를 생략한 채 김 위원장과 악수를 나눴다.
반면 북한군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리명수 총참모장과 박영식 인민무력상은 정복을 입고 문 대통령에 거수경례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군 수뇌부의 경례를 받았고, 김 위원장은 우리 군 책임자의 경례를 받지 못한 상황이다.
정 의장이 정복을 입고 김 위원장에 거수경례를 하지 않은 건 의도적이라는 평가다. 정복을 입은 군인은 실외에서 거수경례로 인사를 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현역 군 최고위급 인사인 합참의장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태의 책임자인 북한군 최고지도자에 거수경례를 하는 게 적절한지 그동안 논란이 있어왔다. 평화국면을 맞아 더 이상 북의 군사도발 책임을 묻기 힘든 상황에서 군 내부의 복잡한 심정을 대변했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장수 국방부 장관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응시하고 고개를 숙이지 않은 채 악수를 나눠 ‘꼿꼿장수’라는 별명을 얻은 바 있다. 당시 해군참모총장이었던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김 장관에 “고개를 숙이지 말고 인사하라”고 조언했다는 일화가 있어, 김 위원장을 만난 송 장관의 인사 방식에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송 장관은 이날 김 위원장과 악수하며 가볍게 목례만 했다. 박재현 기자 remak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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