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물질 배출 판금ㆍ도장 제외
2급정비업만 운영키로 주민과 합의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서울 내곡동에서 퇴짜를 맞았던 것과 비슷한 용도의 정비공장을 지으려던 독일차 아우디 수입업체가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판금시설 등은 들이지 않기로 했다. 주민 반발에 한발 물러선 셈이다.(본보 1월 31일 자 12면 등 보도)
26일 화성시 등에 따르면 동탄2신도시 주차장6 블록(영천동 668-2) 자동차 관련시설 건립을 추진해 왔던 아우디 수입업체 ㈜위본은 최근 예정지 인근 공동주택 대표자들과 이런 내용의 약정서에 서명했다.
위본은 약정서에서 짓고 있는 전시판매시설에서 판금ㆍ도장 및 세차 등이 빠진 2급 정비업만 운영하기로 약속했다. 자동차 보증 정비에 필요한 리프트 시설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주민들은 위본 등을 상대로 경기도와 법원에 제기했던 행정심판, 건축허가 취소소송 등을 모두 취하했다. 그동안 주민들이 들인 비용은 모두 위본이 부담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합의에 따라 위본은 설계를 변경해 공사를 재개했으며, 9월쯤 전시매장 등을 개장한다.
애초 위본은 해당 부지 2,443.5㎡에 연면적 1만7,674㎡, 지하 4층, 지상 5층 규모의 주차빌딩을 지으려 했다. 하지만 이곳에 주차장과 전시ㆍ판매장은 물론 자동차 판금ㆍ도장시설까지 들어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민들은 대기오염물질 배출, 통학로 안전 위협 등이 우려된다며 반대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수원지법에 건축허가 취소 및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 공사 중지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주민들은 이 시설이 서초구 내곡동에서 추진하다 3년여 전 대법원의 판결로 취소된 ‘아우디 정비공장’과 판박이라고 봤다. 위본은 지난 2013년쯤 내곡동368번지 일대 3,618㎡에 연면적 1만9,440㎡, 지하 4층, 지상 3층 규모 주차빌딩(425대)을 계획했다가 주민 반발에 부딪혀 대법원에서 패소했었다.
화성시 관계자는 “소송을 진행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 등을 우려한 사업자와 주민 간 원만한 합의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소송을 진행했던 주민들도 “지역과 기업이 상생할 수 있다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며 “위본의 전시장은 동탄 주민의 생활편리성 증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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